경기복지재단 진석범 대표이사가 취임 두 달여 만에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워크숍에 불참한 직원들에게 시간대별 사유서 제출을 요구한 것이다.

20일 복지재단에 따르면 지난 18∼19일 이틀간 일정으로 강촌 엘리시안 리조트에서 전 직원 대상 워크숍을 실시했다. 새해를 앞두고 직원들 간 ‘소통·화합’을 도모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워크숍에는 80여 명의 직원 중 절반을 조금 넘는 49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 상당수가 불참하자 복지재단은 불참 직원들에게 사유서 제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표이사 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기획부서가 21일까지 ‘불참 사유 소명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한 것이다.

특히 사유서를 제출하라는 안내문에는 ‘불참사유서 제출을 받아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라는 지시에 따라 안내한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첨부된 사유서 양식에는 시간대별 무슨 일을 했고, 그 일의 결과물이 어떤 내용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작성하도록 했다.

이 같은 안내문을 접한 일부 직원들은 강압적 분위기 속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워크숍 날짜가 상위 기관인 경기도의 감사기간과 맞물린데다, 평일인 만큼 예정된 업무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어 워크숍에 불참한 경우가 적지 않은 탓이다.

한 직원은 "워크숍이 평일에 열려 약속된 업무처리로 불참하게 됐다"며 "불참 사유를 얘기하는 것은 업무적 차원에서 이해하지만, 이를 두고 인사위 개최까지 언급하는 것이 소통과 화합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복지재단 측은 사유서 제출은 대표이사 지시지만 대표이사가 인사위 개최를 거론한 것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복지재단 관계자는 "불참사유서 제출은 단순 소명 차원이지 징계를 논의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인사위 개최 등 명시된 내용은 이를 전파한 담당자가 자의적으로 쓴 것으로, 대표이사의 의견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진석범 대표이사는 "사유서 제출을 지시한 것은 맞지만 인사위 개최를 지시한 사실을 없다"며 "사유서를 제출하라는 지시 또한 문제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