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타 복장을 한 봉사원들이 2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소재 문일남(80)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해 ‘징글벨’을 합창하고 있다. <한국디지털사진가협회 수원지회 이문자 작가 제공>
▲ 산타 복장을 한 봉사원들이 2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소재 문일남(80)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해 ‘징글벨’을 합창하고 있다. <한국디지털사진가협회 수원지회 이문자 작가 제공>
"앞으로도 이 행사로 인연을 맺은 노인들을 꾸준히 방문해 지원할 겁니다."

20일 오후 3시 40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빌라 앞.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4명(외국인 2명 포함)이 차량에서 분주히 짐을 내리고 있었다. 10㎏이 넘는 쌀포대부터 추운 겨울을 무사히 나기 위한 이불까지 총 11종의 생필품은 생활이 어려운 홀몸노인 가구를 위한 물품이다.

물품을 옮기는 이들은 생활이 어려운 홀몸노인 가구에 후원물품을 전달하는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에 참여한 ‘시민 산타’들이었다. 나눔사랑 민들레봉사회 김옥환(59·여)회장을 조장으로 4명의 봉사원이 이번 물품 전달에 함께 했다.

산타 복장을 하고 홀몸노인 문일남(80)할아버지 집을 방문한 봉사원들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징글벨’을 합창했다. 후원물품을 전달받은 문 할아버지는 봉사원들의 방문에 기쁨을 감추지 못 했다.

20년째 혼자 생활하고 있는 문 할아버지는 심한 관절염으로 의료비 지출이 심해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이번 물품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문 할아버지는 현재 쓰고 있는 이불이 얇고 짧아 후원물품으로 지급된 겨울용 이불에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한 달에 지원받는 25만 원으로는 생활이 무척 힘들다"며 "물품보다 집을 방문해 말동무가 돼 준 봉사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물품 전달식이 끝난 뒤 폴란드에서 직접 공수한 산타 복장을 입고 온 ‘엔터테이너’ 루카스 리게자(30)씨의 ‘풍선아트’ 공연이 이어졌다. 루카스 씨의 빠른 손놀림으로 만들어진 꽃풍선은 활짝 웃고 있는 문 할아버지의 손에 쥐어졌다.

매년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김옥환 회장은 "어르신들이 혼자 있으면 쓸쓸함을 많이 느낀다"며 "행사가 끝난 뒤에도 주기적인 방문을 통해 집안일이나 식사를 제공하며 생활의 불편을 덜어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3년 전 한국에 온 타지키스탄 출신의 조원 파라 말리크 조드(28·여·경희대 국제경영학과)씨는 "한국에 장학생으로 오게 된 것은 모두 한국 덕분"이라며 "앞으로 한국 사람을 더욱 많이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수원 사랑의 산타’ 행사는 매년 12월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가 주최·주관해 진행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프로야구 kt 위즈와 함께 소외계층에게 생필품을 선물하는 등 다양한 나눔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 자원봉사자 560여 명이 주변 소외계층을 찾아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1천200만 원 상당의 시민 후원물품을 통해 지난해보다 70가구가 많은 120여 가구에 물품이 전해졌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몰래산타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