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체육에 비상이 걸렸다. 지역 내에서 운동부를 운영하는 일부 기업들이 연고지 이전과 팀 해체를 들고 나와서다. 체육계에서는 최근 시체육회가 혼돈 속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자칫 이를 나 몰라라 하면 가뜩이나 힘든 인천체육의 붕괴 현상까지 빚어질 수 있다고 걱정한다.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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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기호일보 DB
23일 인천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인천 연고로 활약한 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 팀이 지원금을 인천보다 많이 주겠다는 뜻을 밝힌 전남으로의 이전을 감독이 직접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남자배구팀 역시 최근 팀 내부적인 문제에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시끄러워지자 시체육회에 해체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일정공 여자농구팀도 정치적 문제로 올해 전국체전 전부터 해체설이 솔솔 피어올랐다.

문제는 이들 3개 기업 팀이 인천체육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전국체전에서 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는 607점, 현대제철 남자배구는 446점, 국일정공 여자농구는 488.5점을 각각 획득해 인천이 종합순위 7위와 광역시 1위를 기록하는 데 힘을 보탰다.

여기에 이들 기업 팀의 존재는 지역 내 초·중·고 학교운동부 존재에 동기부여를 하고 있어 지역 체육 발전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 팀이 현재 연고지 이전 및 해체 의사를 밝히는 원인을 시체육회가 파악하고 있음에도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팀 감독은 "회사 차원에서 팀 지원이 줄었고, 인천시의 지원 또한 너무 열악하다"며 "이런 와중에 최근 전남 쪽에서 좋은 조건으로 러브콜을 해 와 개인적으로 가고 싶다. 현재 회사 측에서는 검토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 측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남체육회 쪽에서 연고지 이전 관련된 공문이 온 것은 맞지만 쉽게 판단할 부분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며 "회사 임원들 사이에서는 기업 차원에서 인천과 이해관계도 얽혀 있고, 그렇게 크지 않은 지원금 때문에 이전을 논하는 것이 좀 창피하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했다.

인천체육계 한 원로는 "기업 팀이 연고지 이전이나 해체설의 기미가 보이면 체육회와 시가 재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너무 태평한 것 같고. 이러다 이전이나 해체가 결정되면 그때 움직일 것인지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시체육회 관계자는 "현재 이들 팀이 정확하게 결정을 내린 상황은 아니다"라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안을 찾겠다"고 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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