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도시들은 문화도시를 꿈꾼다. ‘문화도시’란 사전적으로 문화적인 사적(史跡)이 풍부하거나 학문, 예술 따위와 같은 문화적 활동이 활발한 도시를 의미한다.

 일찍이 1985년부터 유럽 문화수도를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은 문화도시에 대해 ‘도시 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공동체 감성을 강화하며 도시 발전과 문화적 표현에 있어 시민들의 역할을 꾸준히 높여감으로써 도시의 활력을 가져오고 이를 통해 도시문화·사회·경제적 발전을 도모하는 도시’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문화도시를 이렇게 정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3년 ‘문화도시 선정 및 지원 방안 연구’에서 문화도시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에서 시민이 공감하고 함께 즐기는 그 도시만의 고유한 문화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현상과 효과가 창출돼 발전과 성장을 지속하는 도시’라고 개념을 정립했다. 이는 국제연합(UN)이 ‘유네스코 세계문화발전계획(1988∼1997)’에서 제안했듯 이미 세계는 물적, 양적 경제성장 위주의 사회 발전이 한계에 도달해 인간의 문화적, 정신적 발전을 통한 극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은 지난해 수립한 ‘인천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2018∼2022)’에 따라 문화도시 인천을 통한 도시 발전을 꾀하고 있다.

▲ 아트센터 인천 내부 전경.
# 문화도시 인천의 현실

 인천이 그리는 문화도시는 ‘역사성·개방성·다양성 등 인천 가치를 시민의 삶과 연계시켜 문화적 표현과 공동체의 감성을 높여 도시의 활력과 문화·사회·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도시’이다.

 ‘인천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에 따르면 문화도시 개념은 인천시민들의 현재 삶을 중심으로 지역의 다양한 가치를 문화적으로 표현하고 공동체의 문화적 감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무형의 문화도시 생태계를 구축하고 활성화하는 것이다. 또 이를 통해 도시 전반의 활력을 다각적으로 이끌어 내고 그 에너지가 인천의 사회·문화·경제적 발전의 토양으로 작동하게 함으로써 인천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그렇다면 인천문화의 현 주소는 어떨까.

 ‘2016년 인천시민 문화예술 수요조사’를 살펴보면 인천시민이 생각하는 일상생활에서의 문화 중요도는 높으나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역 축제(79.4%)’와 같은 단기적 행사성 문화 참여 수요는 높지만 ‘향후 문화활동 참여 의향(23.2%)’과 같은 정기적 문화활동 참여 수요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와 주체적인 문화활동 경험이 부족하다고 봤다.

▲ 인천아트플랫폼.
 더구나 인천시민들의 문화활동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화예술교육 이용은 2012년 14%에서 2016년 2.7%로, 문화예술동호회 활동은 8.7%에서 2.3%로 크게 줄었다. 문화활동이 어려운 이유로는 정보부족(63.3%), 원거리(63.1%), 교통불편(55.4%), 적정한 콘텐츠의 부재(48.1%) 등이 꼽혔다.

 이 조사는 인천의 예술인, 시민, 문화예술동호회 회원, 문화시설 이용자 등 4천249명을 대상으로 2016년 11월 21일부터 12월 16일까지 실시됐다. 여기에 인천시민은 문화예술교육을 받고 싶어 하지만 교육의 강좌 수는 감소하고 있었다. ‘2015년 인천문화예술연감’을 보면 사회문화예술교육 강좌 수는 2013년 173개에서 2015년 117개로 줄었다. 또 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필요한 문화예술인들의 경제적 기반이 열악했다.

 ‘2015년 예술인 실태조사’에서 인천은 타 광역시 대비 전업예술인의 비중(42.0%)이 낮았다. 7개 특·광역시 중 6위였다. 아울러 ‘2016년 인천 예술인 수요조사’에서는 인천에서 활동하는 주된 이유가 창작기반과 관련된 이유보다는 단순 거주지이기 때문(35.4%)인 것으로 조사됐다.

▲ 송도 한옥마을.
 이에 따라 인천은 문화도시 인천을 위해 생활문화 활성화를 통한 시민의 문화적 권리 실현을 핵심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또 내년 시작되는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에서도 문화예술이 특정 전문예술인만의 영역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모두의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생활문화축제를 메인 행사로 삼았다.

 인천이 문화예술에 있어서 서울의 변두리가 아닌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이 일상생활 속에서부터 자발적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 문화도시 인천의 미래

 문화도시 인천의 목표는 ‘모두가 문화시민이 되는 도시’다. 이는 인천시민이라면 언제든 문화를 만들고 향유할 수 있는 도시다. 인천문화를 잇고, 맺고, 연결하는 문화 매개자의 역량이 강화된 도시다.

▲ 인천생활문화축제.
 인천 예술인들이 창조적 가치를 발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도시다.

 김창수 인천연구원 도시정보센터장은 "인천이 문화도시가 되려면 문화예술인 중심에서 문화예술을 이해하는 시민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시민들이 문화예술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이 문화예술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이 진행돼야 한다"며 "실제로 문화예술교육의 경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어려워 등한시 하기 쉬운데 꼭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가 제안한 정책은 시민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구축을 위한 예술교육지원기구 설립과 시민 생활문화문화 지원 확대를 통한 문화예술의 시민화 및 시민의 예술인화 구현이다. 시민대상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인천 시민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 수립 ▶전용교육공간을 갖춘 인천 시민문화예술교육 지원센터 설립 운영 ▶시민문화예술교육지원조례 제정과 지역밀착형(기초자치단체별) 시민문화교육지원센터 운영 ▶인천시 문화예술교육 협력기구 구성 운영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문화예술의 시민화 및 시민의 예술인화를 위해서는 ▶문화기반시설 운영의 공공성 구현 방안 수립 ▶시민문화 향유와 획기적 확대 ▶시민생활문화센터 건립 운영을 통한 시민생활문화 동호회 등 문화예술 프로슈머 육성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 개항장 문화재 야행.
 또 현장 중심의 민·관 문화 거버넌스 운영체계 도입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광역과 기초 지역문화협력위원회 설치와 인천문화와 사회혁신 포럼 구성, 주민참여 문화예산제도 도입 등을 통해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정책을 입안하고 실행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문화자치분권의 지역적 실현을 위한 기반과 협력체계 구축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인천문화헌장 제정, 문화헌장실행위원회 설치, 자치와 분권에 걸 맞는 지역문화진흥 조례 제정 및 문화예술 관련 조례체계 정비, 문화정책과 문화정보화 전담기관 지정 및 활성화 지원, 지역문화진흥사업과 활동 지원을 위한 지역문화진흥기금 설치, 기초문화재단 설립 지원, 문화재단·문화기반시설·문화원 등 지역문화진흥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

 김창수 센터장은 "앞으로는 문화도시 인천의 생태계를 이루는 시민과 문화예술인, 문화예술기관 등이 선순환하고 시너지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누구나 편리하고 자유롭게 문화자원과 시설에 접근해 문화 향유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문화도시 인천이 되길 꿈꿔 본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 이 기사는 기호일보와 인천문화재단이 협력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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