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촉 땅에서 장송이란 자가 찾아와 매달리다시피 파촉을 차지하라고 유비에게 권했고, 나중에는 법정도 주공으로 모실 테니 파촉의 주인이 돼 달라고 하자 유비가 대꾸했다. "나는 평생 근거지 없이 떠도는 처지라 어찌 안타까운 생각이 없겠소. 작은 산새도 편안히 거처하는 나뭇가지 하나가 있고, 영리한 토끼는 3개의 굴을 파고 산다지 않소. 풍요로운 파촉 땅을 차지하고 싶으나 지금 그곳을 다스리는 유장은 나와 같은 집안이니 차마 도모하기가 그렇구려." 사실 유비는 명분을 찾고 이 땅을 갖고 싶었다. 군자의 겸양이라고 해서 곧이곧대로 들어서는 곤란하다. 자신의 영토를 갖고 싶은 것은 모든 영웅들의 본심이지 않은가. 결국 유비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파촉을 차지한다. 의례적인 겸양이 곡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욕심이 솟구치는 경우에도 한두 번은 사양하는 것이 예의다. 요즘처럼 얄팍한 황금만능의 시대에는 쉽지 않은 일이겠으나….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