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선생이기에 갖는 보람

김실 전 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12월 25일 화요일 제10면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장.jpg
▲ 김실 전 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

해마다 스승의날, 가정의날 등 많은 의미 있는 날들이 있어 생각하지 못하고 까맣게 잊었던 얼굴을 반갑게 만나기도 한다. 특히 스승의날에는 기억을 놓았던 고마운 제자나 늘 안부가 그립던 옛날 동료 소식을 접하게 된다.

 벌써 40년이 지났지만 제물포고교 21회 졸업생들은 해마다 스승의날에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라는 은은한 분홍색 리본에 배달되는 난 화분이 처음에는 그저 어쩌다 한번 보내주는 이벤트려니 여겼다. 하지만 해마다 배달돼 오는 난 화분에 나보다 집사람이 더 기다리며 반긴다.

 박남춘 인천시장, 서정진 회장, 박양우 전 차관, 오익환 이사장, 배계종, 신한식 원장 등이 버티고 있어 후배들이 보고 배우는 롤(Role) 대상으로 가슴 뿌듯하다. 또한 해마다 시간을 내어 스승의날 전후 조용한 장소를 잡아 함께 점심을 나누며 담소하는 전임 유정복 시장의 정겨움과 전임 근무지 인천고등학교에서의 편안한 자리 마련도 또한 고마움이다.

 지난 5월에 제고 21회 졸업생들이 재학 당시 선생님마다 안부 전화와 함께 2박 3일 일본 투어에 모시고 싶다는 안내로, 당시 함께 근무하던 16분의 선생님과 수행하는 제자 3명에 전문 가이드 1명이 동행해 총 20명이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기간 동안 각별히 신경 쓰며 편하게 여행하도록 애쓰는 제자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지금 교육 현장에는 이들 제자들이 다니던 학교와 다르게 학교가 많이 변했다. 달라도 너무 달라져 묵묵히 교단을 지키며 학생에게 꿈과 희망을 주던 선생님의 제자 사랑과 선생님 존경이 퇴색되는 현 교육 현장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길 바란다.

 여행 중 만찬에서 근무했던 학교가 전임 학교장 등 운영자가 시대 발전을 뛰어넘는 과감한 이전 재배치를 못 이뤄 뒤처지면서 학부모 학생이 찾지 않는 기피 학교가 돼 버린 현실에 깊은 관심과 걱정을 나누던 참가 선생님들의 서슴없는 질타는 지금도 귀에 멍하다.

 한번 근무했던 직장을 떠나면 뒤돌아보지 않고 자신만을 추스르는 현 직장인들의 모습과 달리 아직도 40년이나 지난 옛 직장에 대해 이런저런 조언과 함께 애정 깊은 방향 제시는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지역에서 잘 키운 학교 하나가 열 개의 기업보다 부럽지 않고, 미래 발전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고향 그리고 졸업한 학교는 소중한 자원이기에 더욱 그렇고, 또한 졸업생에게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으로 모교가 명품 학교로 경쟁력 높은 후배가 연이어 배출돼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찾아오는 학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모교 은사 초청 해외 투어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본 투어는 관광으로 즐거움을 주고 추억을 쌓게도 했지만 그것보다 보고 싶었던 옛 동료 얼굴에서 서로의 건강을 확인하며 시간이 주어지면 또다시 만나길 바라는 여행으로, 재삼 제자들의 배려에 고마움을 가질 수 있는 자리였다. 교육정책이 바뀌어 졸업한 학교가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선호하는 학교로서는 너무나 먼 곳에 있어 점차 지역사회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하지만 전국에는 많은 고등학교가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며 앞서나가고 있다. 그 학교가 처음부터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어서가 아니고, 끊임없이 선배들과 함께하는 후배들이 영광스러운 전통을 이루려고 하는 호흡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

 졸업한 모교가 발전하려면 졸업생이 재학생에게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도록 격려와 성원을 보내고 지역주민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과감한 변화를 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 교육 쉼터로 찾아올 수 있는 텃밭 가꾸기 같은 각종 장학금 등 혜택도 좋지만 둥지를 떠받칠 수 있도록 커다란 나무(인재)를 심을 수 있는 이전 재배치 등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경쟁력 있는 학교로 찾아오는 학생과 학부모가 머물고 등불과 소금 역할을 하는 학교로 작고 예쁜 실개천이 아닌 큰 강으로 많은 지류를 모을 수 있는 중심학교로 졸업생들이 그 중심에 서 있길 바라며, 옛날 선생님들을 바라보며 또다시 즐거운 웃음 지을 수 있는 또 다른 제자와 함께하는 동행을 기다린다.


기호일보, KIHOILBO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