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예상보다 기부 열기가 주춤해 내년 소외계층을 위해 쓰일 재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웃을 돕는 일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다. 이런 온정이 예전 같지 않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훨씬 못 미친다고 한다. 지난 20일 인천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총모금액은 119억5천만 원이다. 올해 목표 모금액인 189억5천100만 원의 63%만 모으는 데 그쳐 남은 기간에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매년 인천공동모금회는 전년도 모금액으로 지역 곳곳에 맞는 배분사업을 펼쳐왔다. 사회복지 종사자 역량강화, 각종 복지 현안사업, 각 동 주민센터 등 지역연계사업, 혹서기·혹한기 및 명절 등 기초복지사업 등이다. 여기에 최근 복지정책 흐름과 현안에 맞게 내년 배분사업을 보다 다양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부가 줄면 지역 배분사업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기부금 모금액이 줄어든 이유는 경제불황과 기피현상 심화에 기인한다. 경기침체, 기부문화 부재, 난립한 모금단체에 대한 불신 등이 겹친 탓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웃에 대한 온정은 이런 장애물까지 넘어서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윤택해진 것이 사실이나 우리 사회 곳곳을 들여다보면 불우한 이웃들이 넘친다. 여유가 충분치 못하다고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불우한 이웃들에게 물질과 정을 나누며 이들을 끌어안는 일은 튼튼한 민주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투자다. 어느 나라든 소외계층이 없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들을 어떻게 포용해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체의식을 확보하느냐가 정의로운 사회로의 관건이 된다는 점이다.

 기부는 많이 가져서가 아니라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남을 돕는다는 것은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기도 하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수의 사람이 많은 돈을 쓰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나누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다. 사회적으로 지나치게 가진 자와 가난한 자로 나뉘는 것을 막고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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