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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회의 사진
인천체육의 중심을 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장이 갑자기 사퇴 의사를 밝혀 체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25일 인천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 시체육회장인 박남춘 시장 주재로 열린 이사회에서 전임 유정복 시장 시절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손천택(인천대 체육교육과)교수를 다시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드물게 전임 시장과 현 시장에게서 인정을 받은 손 교수는 학자로서 정치색이 없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유치신청서 작성 및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경기사무처장 역임 등 인천체육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이달 11일 상임부회장 직위 변경에 따른 시체육회 규정 개정을 위한 스포츠공정위원회 회의 때 변경안을 의결한 후 위원장으로서 법정 소송과 부회장의 기능 마비, 사무처장 직무대행 체제 등 시체육회의 불안정한 체제에서의 정관 개정에 우려를 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로 하여금 정관 개정을 의결하도록 하는 것은 스포츠공정위원회 활동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그 밖의 주요 사안 처리에 공정성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손 교수의 입장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박남춘 시장이 체육정책 수립을 통한 인천체육 발전을 도모하기보다 상임부회장 1명을 몰아내는 데 집중하는 것에 대한 실망이 그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알려졌다.

손 교수는 "일련의 상황을 보니 공정성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할 공정위가 마치 시의 소유물로 전락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런 현실을 미처 모르고 인천의 참 스포츠와 미래성만 꿈꾸며 위원장직을 수락한 저의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인천체육계 한 원로는 "정치적으로 오락가락하는 인천체육의 중심을 손 교수의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잡고 있었다"며 "시나 시체육회는 이번 사안을 절대 좌시해서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체육회 관계자는 "매주 손 교수와 통화를 하면서 최근 심경에 변화가 있는 것을 느꼈다"며 "빠른 시일 내 손 교수를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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