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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 <한세대학교 대학원/한국열린사이버특임교수>
아이가 태어납니다. 그 순간은 또 다른 엄마가 태어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자녀의 나이와 부모의 나이는 동갑이며 또 그렇게 같이 커갑니다. 요즘의 시대상이 결혼도 안하고 결혼했다 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는 가정도 많겠지만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사랑하는 자녀를 얻게 되며 그 자녀는 부모의 큰 보물이며 자화상으로 성장을 도와줄 소중한 대상입니다. 며칠 전 수능을 끝낸 고3학생 10명의 참변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녀이고 우리는 부모이고 그 마음을 너무도 잘 알기에 유가족의 마음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 부모님과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녀에게 애틋한 부모로서의 존재 어머니는 어떤 존재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부모란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존재일까요?

 잠언에 도가니로 은을, 풀무로 금을, 칭찬으로 사람을 단련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은 중요합니다. 모든 일은 말한 대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생생한 꿈을 꾸면 이뤄진다는 소박하고 위대한 진리를 믿습니다. 부모들은 자녀가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길 원하면서도 어이없이 먼저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합니다. 공부는 즐겁고 행복하며 폭넓은 삶을 위한 도구임을 생생하게 그리진 못할망정 공부의 힘들고 고통스러운 면을 너무도 쉽게 그리고 있습니다. 좋은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아닌 시험을 망친 모습을 먼저 떠올리고 걱정부터 하는 것은 더 큰 미래를 생각하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가끔 자녀의 스케줄을 챙기며 자녀만을 위해 바쁘게 하루를 지내고 있는 어머니들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어머니로서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소중하고 간절한 꿈이 무엇이냐고. 어머니의 꿈이 우리 아이가 잘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자녀의 꿈이 어머니의 꿈과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녀를 제외한 어머니 본인의 간절한 비전을 간직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머니 자신의 목표대로 바쁘고 활기차게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녀의 스케줄을 챙겨주는 일보다 현명한 교육은 아닐까요? 요즘 자녀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정작 우리 부모들은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고 있는지 생각해 볼일입니다. 자녀가 잘되길 원하신다면 자녀에게 이런 말 한마디 해주면 어떨까요?

요즘 엄마, 아빠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도 재미있고 행복해서 내일 출근이 기다려지고 가슴 설레며, 엄마 아빤 꿈이 있어 생활이 활기차다고. 그리고 자녀 앞에서 긍정적 사고와 꿈을 찾게 해주는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 자녀들은 얼마나 가슴 뿌듯하고 행복해 할까요?

 공부는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돼야 합니다. 꿈과 목표가 정해진 아이의 공부를 위해 동기를 유발해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가족의 소중한 꿈을 찾아내어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이뤄내고 싶은 것을 정리해 거실에 목록을 게시해 꿈을 시각화 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자신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인생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멘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도화지와 같은 백지에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어떻게 채색을 하느냐에 따라 전무후무한 걸작의 그림이 만들어지듯,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 벅찹니다. 20세기 초 한 여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여러 해 돈을 모았고, 마침내 미국행 대형 여객선을 탔습니다. 돈이 별로 없어 거의 굶다시피 하다가 항해 마지막 날 그녀는 마음껏 음식을 사먹기로 작정하고 연회 뷔페장에 가 비싼 음식값을 예상하며 지배인에게 수줍은 목소리로 물었죠. "음식값이 얼마예요?" "아니 부인 무슨 소리죠? 음식값은 뱃삯에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얼마든지 드세요. 공짜로!" 공짜로? 이런 어이없는 일이 지금도 이뤄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인생황혼기에 ‘제대로 된 안내자만 있었더라면 뭐든지 할 수 있었을 텐데’ 하고 후회하는 그런 신세를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녀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님이 지금 기울이고 있는 노력들을 적절히 좋은 방향으로 약간 돌려보신다면 자녀의 자신감과 번영을 충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자녀의 당당한 멘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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