席不暇暖(석불가난)/席 자리 석/不 아닐 불/暇 겨를 가/暖 따뜻할 난

자주 드나들어 방이 따뜻할 겨를이 없다는 뜻이다. 바쁜 일로 자리를 자주 옮기면서 돌아다님을 의미하는 말이다. 공자(孔子)가 앉았던 돗자리는 따뜻해질 틈이 없고(孔席不暖), 묵자(墨子)의 집 굴뚝은 검어질 시간이 없다(墨突不黔)라는 말이 있다. 한 곳에 오래 앉아 있으면 체온에 자리가 따뜻해지지만 자주 옮겨 다니면 자리가 데워질 리가 없다.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의 의자가 따뜻해질 리 만무하다.

 한(漢)나라에 진중거(陳仲擧)라는 곧은 선비가 있었다. 그가 예장(豫章)이란 곳의 태수로 좌천돼 갔을 때 먼저 관서보다 그곳의 유명한 선비 서유자(徐孺子)를 만나 보려 했다. 비서가 관에 먼저 가야 한다며 말리자 진중거가 말했다. "옛날 주(周)나라 무왕(武王)은 폭군 주왕(紂王)을 멸한 뒤 상용(商容)을 찾아 다니느라 자리가 따뜻해질 틈이 없었는데 내가 먼저 현자를 찾아 뵙는 것이 어떻게 안 된다는 말인고(武王式商容之閭 席不暇煖 吾之禮賢 有何不可). <鹿鳴>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