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화 봉사자가 인천시 연수구 소재 요양원 ‘모심과 돌봄’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래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 유영화 봉사자가 인천시 연수구 소재 요양원 ‘모심과 돌봄’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래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유난히 추운 연말, 흥이 넘치는 목소리로 지역 노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봉사자가 있다. ㈔국제장애인문화교류 인천시협회 소속 가수 겸 예술단원인 유영화(49)봉사자다.

인천시 연수구 소재 요양원 ‘모심과 돌봄’에서는 매달 유 씨의 노래교실이 열린다. 유 씨는 2004년부터 요양원 이용 노인들의 노래강사로 활동 중이다. 매달 1회 이상 노인들을 찾아 재능기부를 이어온 지도 벌써 15년째다.

유 씨가 노래교실 봉사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우연히 나갔던 노래자랑에서 입상해 지인에게서 예술봉사단 가입을 권유받고부터다.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자 노래지도 자격증도 취득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노래’가 가치 있게 활용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요양원 봉사를 결심한 뒤 유 씨는 가장 먼저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께 거부감 없이 딸처럼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고민 끝에 내린 답도 결국 ‘노래’였다. 노래교실을 위한 음향장비는 물론 계절에 맞는 의상까지 직접 꼼꼼히 챙기며 노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선곡에 힘썼다. 특히 치매노인들도 기억을 더듬어 따라 부를 수 있는 ‘흘러간 노래’를 골라 가르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이제 요양원에서 유 씨는 ‘딸’로 통한다. 때로는 유 씨의 부모 이야기로 공감대를 나누기도 한다.

유 씨가 노래를 부르며 "딸 목소리 들으니 기분 좋죠?"라고 물으면 노인들은 함박웃음과 함께 박수로 대답한다. 유 씨가 긍정적인 노랫말로 전하는 밝은 에너지는 고스란히 노인들의 활력소가 된다.

유 씨는 "노래를 부를 때마다 어르신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나까지 신이 나서 내 아픔까지도 치유되는 느낌"이라고 웃었다.

유 씨는 모심과 돌봄 요양원에서 노래교실뿐 아니라 매년 어버이날 등 요양원 행사에도 참여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유 씨의 활동은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자원봉사기자단을 통해 주변에 알려져 훈훈함을 주기도 했다.

오혜미 팀장은 "강사님 덕분에 어르신들의 무료함을 달래는 여가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잘 진행된 것 같아 감사하다"며 "단순히 노래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스토리 구성이나 대화 등으로 어르신들이 계절을 인지하도록 도와 직원들도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말했다.

유 씨는 "어르신들이 노래교실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말을 들으면 도리어 내가 힘이 난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어르신들과 즐겁게 만나서 함께 오래오래 노래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전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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