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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올해는 국내 경기가 아주 좋지 않은 만큼 긍정적인 뉴스보다 부정적인 뉴스만 난무해 마무리가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각 부처별로 경제 살리기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으나 좀 더 일찍 인지하고 발 빠르게 진행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상태여서 더욱 아쉽다. 그렇다고 현재 정부의 움직임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은 아니어서 국내 투자 욕구를 자극하기에는 크게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더욱 노력해 기업 투자 욕구를 떨어뜨리는 각종 경착륙 정책모델을 늦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선 자동차분야의 경우 워낙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고착돼 더 이상 국내 자동차 생산시설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광주 일자리 프로젝트도 노조의 반대로 동력원을 잃었고 한국지엠도 결국 원하는 대로 법인분리에 성공했다. 회사의 의견과 같이 과연 효율적으로 운영이 될 것인지 ‘그들만의 리그’의 의미로 끝날 수도 있는 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나마 르노가 스페인에 있던 초소형 전기차 모델인 트위지 생산시설을 부산으로 옮기기로 해 가뭄의 단비가 된 것이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의 경우도 새로운 인적 자원 쇄신은 물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쉽지 않은 시기인 만큼 고민은 많다. 특히 중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 중 매우 중요한 시장이나 점차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어서 고민은 많다. 신차종 투입 등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사드 이전의 8~9% 점유율로 가기에는 이미 늦은 감이 크다. 지리자동차 등 중국 토종기업의 디자인이나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옵션이나 가격 등 여려 면에서 많은 부분이 쫓아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중국 제품보다 20~30% 비싼 가격에 일반 대중 브랜드를 구입할 이유가 많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현대기아차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라 대중브랜드인 만큼 가성비 측면에서 크게 앞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 분야에서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도 고민은 많다고 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진행 중이고 선진형 자동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하는데 자동차분야는 일부 동남아 시장이나 중동 시장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모델을 벗 삼아 함께 합작 형태로 하자는 제의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 시장이 커서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안전과 환경적 기준을 통과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이름으로 세계 공략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이 바로 한중 FTA라고 할 수 있다. 협약 이후 이미 여러 해가 지났지만 가장 핵심적인 자동차 분야는 빠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국산 저가 자동차 등이 무분별하게 수입되는 것을 두려워했고 중국은 우리의 제네시스 등 고급 브랜드 자동차를 열어주는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적과의 동침은 기본이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덤벼드는 세상이다.

이제는 한중 FTA에서 자동차 분야를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는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경쟁이 아니라 시너지를 찾아야 한다고 확신한다. 이제 중국산 자동차는 점차 글로벌 시장에서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가장 고민해야 할 사항이지만 이제는 역량을 최대한 강화해 최고의 제품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단순히 중국에 자동차를 판매하기 보다는 새로운 중국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구축해 먹거리 확보에 나서야 한다. 고민은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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