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사다난했던 2018년 한 해가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다. 인천시 서구 정서진에서 시민들이 지는 해를 향해 희망 가득한 새해를 기약하며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다사다난했던 2018년 한 해가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다. 인천시 서구 정서진에서 시민들이 지는 해를 향해 희망 가득한 새해를 기약하며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세월 한 자락이 또 그렇게 저물어 간다. 한 해의 끄트머리가 노을빛에 물들어 사위어 간다.

무술년(戊戌年). 누군가에겐 떠나 보내기가 못내 아쉬운 윤기 나는 한 해였을 게다. 바라던 진학을 하고, 일자리를 구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집을 장만하는 기름진 삶에 넉넉했을 것이다. 또 다른 이들에게 하루는 열흘 같아서 어서 갔으면 싶은 기갈(飢渴)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직장을 떠나고, 병을 얻고, 가족을 잃고, 생활고로 주름진 메마른 살림에 기진했을 것이다. 흐르고 또 흘러서 늘 새로운 것이 세월의 이치라지만 그 시간의 마디마다 삶의 그루터기와 옹이가 제각각인 것은 현실의 구체성이 아니랴.

무술년은 대체로 고단하고 힘겨운 한 해였다. 삶은 팍팍했다. 수출증가세가 점차 내려앉고 소비도 얼어붙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감소 쪽으로 빠른 조정 양상을 보였다.

기해년(己亥年) 새해도 어두운 전망들이 나온다. 국내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소비는 여전히 감소세를 보여 2018년보다 약간 낮은 2.6%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실질소득 감소와 고용 부진 등이 뒤따를 것으로 예고된다. 설비투자는 대외 불확실성과 대내 구조적 취약성 등의 영향으로 제한적인 증가세가 관측된다. 건설투자도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과 SOC예산 감축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수출을 주도한 반도체는 가격 하락과 국제 유가의 보합세 등으로 수출단가 하락 압력이 커져 2018년보다 낮은 3.7%의 증가율이 예상된다.

세계경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선진권의 경기 둔화와 저개발국의 성장률 정체로 제한적 성장이 예상된다

생활이 곤궁하고 서글퍼질 때 선각자들은 산과 강물을 떠올리라고 한다. 하나의 근본으로부터 만 갈래로 나뉘는 것이 산이다. 산에는 다양성의 원리가 내재해 있다. 만 가지 갈래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은 물이다. 물에는 통합성의 원리가 담겨 있다. 삶은 강물처럼 흐르고 또 새롭게 흔들리는 것이지만, 삶은 그 흐름 속에서 산처럼 우뚝하고 영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과 물은 다같이 소통에 뿌리를 둔다. 보듬는 소통이 곧 변혁이고 쇄신이다. 부둥켜 안는 소통만이 닫힌 삶의 질곡을 넘어서는 대안이다. 기해년에는 산과 강물처럼 소통하며 살자.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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