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가 강동 땅을 넘볼 때 손권의 휘하 장수 여몽이 간했다. "조조가 넘보는데 먼저 유수 땅 수구에 보루를 쌓아 막아야 합니다."

 다른 장수들이 말했다. "우리가 언덕 위로 올라가면 쳐들어오는 자들을 공격할 수 있고, 신발만 벗으면 즉시 배를 타고 돌아올 수 있는데 무엇 하러 고생하며 보루를 쌓습니까?"

 손권이 양쪽 주장을 다 듣고 나서 결론을 내렸다. "사람이 앞날에 대해 염려하지 않으면 필히 가까운 장래에 걱정거리가 생긴다 하지 않소. 여몽 장군의 말은 앞날을 내다본 탁견이오. 군사를 보내 보루를 쌓도록 하오."

 그 후 조조군이 남하해 유수에 쌓은 보루를 보고 손권 진영의 방어가 철통 같다는 걸 알고 퇴각 명령을 내리면서 부하들에게 말했다. "아들을 두려거든 저 ‘손권 같은 인물을 둬야지 형주 유표의 자식 따위는 개, 돼지에 불과하다(生子當如孫仲謨, 若劉景升兒子豚犬耳)"라고 했다.

 지난해 사자성어가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던가. 갈 길이 멀수록, 임무가 막중할수록 대비해 두는 것이 좋겠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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