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산남초등학교에서 지난달 27일 ‘독도사랑 필통 만들기’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필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산남초등학교 제공>
▲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산남초등학교에서 지난달 27일 ‘독도사랑 필통 만들기’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필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산남초등학교 제공>
2일 오후 1시께 수원 산남초등학교 무지개교실 안. 사회복지실로 사용하는 교실 안에 신생아용 털모자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 털모자는 지난달 10일부터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산남초 학생들이 손수 만든 작품들이다. 빨간색, 노란색 등의 형형색색의 실로 짜여진 털모자들은 생애 처음 배운 뜨개질 솜씨라고는 보기 어려웠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90여 명은 저체온증 및 감기와 폐렴에 노출돼 있는 저개발국의 신생아들을 위해 모두 자발적으로 대바늘을 들었다. 오직 신생아들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뜨개질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과 집에서도 털모자를 만들었다.

산남초 5∼6학년 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정성을 담아 만든 털모자들은 오는 9일까지 아동을 위한 국제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저체온증으로 숨지는 아프리카·아시아의 신생아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무지개교실에서는 독도가 그려진 필통이 가득 담긴 종이상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독도사랑 필통 만들기’ 활동에서 산남초 2학년 학생 60여 명이 만든 필통 61개다. 상대적으로 바느질이 어려운 저학년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며 꿈을 좇는 라오스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다. 고작 5천 원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독도사랑 필통’ 만들기 세트이지만 꼬박 2시간가량에 걸쳐 완성됐다.

산남초 학생회장인 김형진(13)군은 "졸업을 앞두고 소외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해 기쁘다"며 "앞으로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나눔을 앞장서 실천하는 민주시민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4∼26일에는 산남초 학생회가 기획한 ‘작은 나눔 따스한 온기’라는 모금행사가 진행됐다. 1∼6학년 학생 200여 명은 한 푼, 두 푼씩 아낀 용돈을 모금에 내놔 무려 21만6천620원을 모았다. 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어린 초등생들의 봉사활동이 이어지자 학부모회도 같은 달 24일 등굣길 깜짝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이른 아침부터 우쿨렐레로 크리스마스 캐럴 등을 연주하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학교 마크가 그려진 배지와 함께 아이들이 좋아하는 쿠키를 나눠 줬다.

이애련 산남초 교장은 "교육공동체가 자발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해 따뜻한 마음을 전달함으로써 교내 분위기도 밝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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