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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활성화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장/역사소설가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9년 01월 04일 금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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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장
#. 강원도 폐광촌의 한 마을 전체가 호텔로 변신 중이다. 기존 호텔은 커다란 한 건물 안에서 자고 먹고 마시고 하는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으나 이곳은 길과 골목을 따라서 잠은 이 건물에서, 식사는 저 건물에서, 다른 일은 또 다른 건물에서 하도록 한다. 물론 이 건물들은 대개가 바로 옆에 위치한다. 주민들은 모든 서비스를 호텔급으로 하겠다는 포부다.

 인구 200명 남짓의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18리가 그곳이다. 마을 호텔은 오는 6월이면 문을 연다. 마을 만들기위원장은 "정부의 힘 있는 기관이라도 우리 마을을 살리지 못한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 기존의 것을 모두 없애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방식도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가 가진 자원을 잘 엮고 다듬어서 더 잘 살아갈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높다랗게 번쩍거리며 서 있는 빌딩 호텔이 아니라 길거리 골목에 펼쳐져 있는 누워있는 호텔, 오성급 특급 호텔 정도의 서비스를 하겠다는 옹골찬 각오다.

 #. 밤바다로 유명한 남해의 여수는 2000년 이후 각광 받는 관광도시가 됐다. 개발 지표인 건축 허가 건수가 2014년 이후 꾸준히 늘어 작년에는 1천500여 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무인텔·펜션·식당 등 관광 관련 시설이 대부분이고 지역적으로 케이블카와 돌산대교, 이순신대교로 연결된 돌산지역에 집중돼 이 일대에 관광숙박업소가 40여 곳, 민박집이 200여 곳이 들어섰다. 최근 미래에셋이 1조 원을 투자해 리조트를 만든다는 발표가 있자 투자 열기가 고조돼 뜻있는 사람들은 환경 보존과 주민 안전 등을 염려하는 지경이 될 정도다. 여수시민협의 사무처장은 "돌산도 일대의 숙박시설은 이미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숙박시설 허가 기준을 강화하고 하수처리장 같은 기반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유명한 밤바다 여수의 경관 파괴와 땅값 상승·수질 오염 등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 올 한 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대략 1천500만 명 남짓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해 3천만 명이 넘는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일본에 견줄 일은 이미 지나갔다. 그들은 2020년 ‘방일 관광객 4천만 명’을 목표로 삼고 잠자리나 식사 같은 기본적인 건 물론 저비용항공(LCC)의 취항 편수를 20%까지 늘리는 정책 수단을 이미 가동하고 있다. 일본만이 아니다. 관광 인프라가 우리보다 훨씬 못 미치는 베트남도 우리를 추월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우리의 반쪽 정도였던 그들이 올해는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100만 명 이상이다. 이런 성과의 뒤편에는 관광지에 가격표시제를 도입하고 관광 소규모 업체에는 전반적인 서비스 질 향상 교육을 계속했으며, 한국 돈을 입금하면 베트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카드도 선보이는 등 열심히 노력한 결실이다. 관광을 논할 때마다 늘 불려나오는 것이 중국이 사드 보복과 면세점 판매액이 우리의 주 관심 대상이지 숙박의 경우 하나만 보더라도 고급 호텔과 비즈니스호텔, 도시 민박, 공유 숙박 등이 협조하는 문제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관광산업에 대해서 우리가 갖는 정책의 방향이나 철학, 가치를 보여주는 일은 그리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으려니와 어쩌면 잘못한 것도 없어 보인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설거지를 하지 않았으니 접시 깨뜨릴 일도 없다.

 조만간 송도에 신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되고 크루즈 관광 인천 시대가 열린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천항이 ‘중구시대’에서 ‘송도시대’로 바뀌는 과정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골든 하버(크루즈 터미널과 신국제여객터미널 사이의 30여만 ㎡ 항만 배후 부지에 마리나 등 해양관광시설과 리조트, 복합 쇼핑 단지가 조성된다)는 인천의 명소로 관광객의 시선을 끌 것이란 전망이다.

 오늘날 세계적 관광도시는 몸살을 앓고 있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가 대표적이다. 그곳에는 지금 과잉 관광과의 전쟁이라는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 디지털화되고 자동화되고 개별화되면서도 연결에 대한 갈급함이 커지는 21세기 인류에게 관광도시는 발전의 기대 공간이 아니라 거대하고 쌓아둔 부채가 되고 있는 것이다. 관광의 활성화 정책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담는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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