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지금보다 더욱 탄탄해지기 위해서는 프런트, 선수단, 팬 등이 각각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 됩니다. 그 역할 이상의 욕심을 내는 순간 또다시 혼란과 함께 성적 저하로 이어질 것입니다."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이사로 부임한 후 1년 4개월여 동안 주위의 많은 비난과 지탄 속에서도 구단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강인덕(62·사진)전 대표이사가 자신이 터득한 운영 노하우를 이같이 전했다.

강 전 대표는 2017년 8월 팀이 시즌 13경기를 남겨 두고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을 때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이후 4승7무2패, 최종 9위로 K리그1 잔류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달 28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되면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강 전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을 때까지 구단 경영 안정화, 선수 유출 최소화, 효율적인 외국인 선수 교체로 꼴찌 팀을 2년 연속 K리그1에 잔류시켰다.

그가 대표이사 부임 당시 신경 썼던 부분은 ‘부채 탕감’이었다. 부임 이후 2017년 말 부채 70억 원에서 2018년 말 40억 원으로 탕감했다. 이를 위해 무분별하게 지출됐던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비용 조절, 국내 선수 영입 최소화, 적극적인 유스클럽 우수 선수 해외 진출 장려, 광고수익 극대화를 추진했다. 시 예산 추가 확보로 구단 운영 예산을 12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그는 ‘인천구단은 선수 팔아서 구단을 운영한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2018시즌을 앞두고 선수 방출로 얻은 수익금을 거의 ‘0’으로 만들었다. 몇몇 구단에서 팀 내 우수 선수를 탐냈지만 선수들과의 협의를 통해 팀에 머물도록 했다. 예산 투입 대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던 외국인 선수 역시 심사숙고 끝에 4명 중 3명을 교체했다. 그로 인해 아길라르, 무고사 등 우수한 기량을 갖춘 용병을 영입하는 성과를 보였다. 두 선수는 자국 국가대표로도 차출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강 전 대표는 "떠나는 마당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스포츠는 절대 정치화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프런트, 선수단, 팬 등이 각자 해야 할 일에만 최선을 다한다면 구단의 안정화는 물론 좋은 성적으로까지 이어진다. 맡은 바 책임 이상의 관여는 오히려 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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