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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항 내항 일대 전경. 제공=IPA
내항의 벌크화물 하역 기능이 완전히 배제된 ‘인천 내항 재개발 마스터플랜’이 결국 나왔다.

이전과 철수가 불가피한 항만업계는 최종안이 확정돼 해양수산부의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되기 전까지 항만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이 반드시 도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3일 본보가 입수한 ‘인천 내항 재개발 마스터플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8부두를 시작으로 2·6부두, 3·4·5·7부두가 1∼3단계로 나뉘어 재개발된다. 지난달 24일 용역이 마무리된 마스터플랜은 해수부 주도로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세부안을 마련했고, 인천 내항 통합개발추진협의회 등의 의견 검토가 이뤄졌다.

마스터플랜의 핵심은 내항 1∼8부두를 역사·문화·관광·레저산업 등 미래 전략산업의 산실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해수부 등은 최대 하역능력 3천816만1천t 규모를 가진 인천 내항이 최근 10년 신항 건설 등으로 물동량이 크게 줄어 하역능력의 약 50%밖에 활용(2017년 2천59만8천t 처리)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또 갑문에 의해 입출항 선박도 제한되고, 여객 기능은 신남항(송도 9공구) 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하는 등 항만 노후화를 해소하고 시민 편의 증진을 위해서는 친환경 미래복합도시로 내항을 재편하는 게 맞다고 봤다.

마스터플랜에는 복합적 토지 이용과 전략적 토지 임대, 공공성 및 사업성 확보를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1·8부두는 수변광장과 역사공원을 조성하고, 상상플랫폼 및 마리타임 뮤지엄 등을 랜드마크로 도입한다. 2부두는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피어존(Pier zone)으로 행정복합타운 및 퍼블릭 앵커 도입을 설계했다. 3부두는 피어존 및 쇼핑·마켓시설로 명소화한다. 4부두는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고, 배후에 스포츠·컬처 랜드마크 시설이 도입된다. 5부두에는 마리나를 조성하고 전시·컨벤션센터를 세운다. 6부두에는 물길이 있는 친환경 생태공원과 호텔·리조트, 그린 돔을 기획했다. 7부두에 있는 대형 곡물저장고(사일로)는 박물관·누들뮤지엄 등으로 탈바꿈한다. 전체 부두에는 폭 20m, 길이 14㎞의 하버워크가 조성되고, 원도심과 내항을 연계하는 보행 연결 동선인 하버패스가 조성된다.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천항만공사 소유의 토지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에 장기 임대하고, 공공 공간과 수익시설의 복합개발을 통해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에는 내항의 물류 기능을 전혀 담지 못했다. 산업항의 물류 기능과 도시 기능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이 배제된 것이다. 이 마스터플랜이 확정되고 항만기본 및 재개발계획이 수립되면 사실상 수십·수백 개의 항만 관련 기업들과 4천여 명의 종사자들은 이곳을 등져야 한다. 평택·군산항으로 지역 업체들이 대거 이탈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항만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장 잘 만들어진 8부두도 어렵게 시민의 품으로 양보했는데, 내항 전체를 통합개발하는 계획에 동의할 수 없다"며 "항만 기능을 살리면서 부분적 재개발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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