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 노선에 경인전철 주안역을 경유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을 인천시가 수용하지 않는다.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논리다.

3일 시 등에 따르면 ‘인천 GTX-B노선 주안역유치위원회’를 주축으로 원도심 주민들은 2017년 3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원도심 균형발전을 위해 송도만을 위한 GTX-B 노선을 변경하라"고 시민청원과 서명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주안역유치위와 일부 원도심 주민들은 GTX-B 노선이 기존 부평∼인천시청∼송도국제도시를 잇는 인천지하철 1호선 구간과 일치하고 있어 예산 낭비와 원도심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또 인천시청역 보다 주안역 등을 경유하면 철도 이용객 수요가 크게 증가해 비용편익(B/C)값도 기준치(1.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안역유치위는 이와 관련해 미추홀구 주민들로부터 1만8천여 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중구·동구·서구 원도심 주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확대해 원도심을 관통하는 노선 변경에 50만 명의 동의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시는 이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시는 2013년께부터 수 년간 GTX 사업계획을 보완하고 재기획한 끝에 2016년 6월 GTX-B 노선이 최종 확정되고 지난해 예비타당성 재조사가 착수됐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고, 복잡한 행정절차를 단계적으로 거친 만큼 단순히 B/C값을 기준으로 이 사업을 재단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의 요구와 토지이용계획, 교통·환경의 영향, 시공의 용이성 등이 이미 종합적으로 검토돼 남양주 마석∼서울역∼송도국제도시까지 80.1㎞를 잇는 것이 최적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주안역은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도 포함돼 있지 않아 신규 노선 설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남춘 시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GTX-B노선은 이미 얘기가 다 끝나서 예타를 진행 중"이라며 "주안역 경유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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