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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인천 남동소방서에 마련된 방화복 전용세탁기 위에 방화복이 올려져 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인천지역 소방관들이 방화복 전용세탁기가 부족해 세탁기 사용 순번을 기다리거나 손수 빨아 입는 등의 비효율적인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6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역소방서 방화복 세탁기 보유율은 총 53대가 필요하나 26대뿐으로 49%에 불과하다. 현재 소방서별로는 중부서 6대, 서부서 5대, 공단·미추홀·부평서 각 4대, 영종서 2대, 남동·강화서 각 1대 등 총 27대가 부족하다. 보유한 세탁기 중 77%에 달하는 20대는 지난해 7월 가전업체의 기부로 마련됐다.

인천의 전용세탁기 보유는 7대 특별·광역시 중 가장 낮다. 대구 127%, 서울 102%, 부산 101%, 광주·대전·울산 각각 100% 등 모두 필요분 이상을 충족하고 있다.

방화복은 전용세탁기 사용을 권장한다. 일반세탁기를 사용하면 세탁통이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원심력이 강해 방화복 외피 손상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방화복 외피가 손상되면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안전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화재 현장에서 한 번 사용된 방화복에는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묻어 있어 세탁이 제대로 안 될 경우 각종 질병 유발 가능성도 있다.

지역 소방관 A씨는 "방화복을 손빨래하거나 일반세탁기에 돌리면 화재 현장에서 제 기능이 우려돼 불안할 때가 많다"며 "교대근무 때 방화복 세탁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최소한의 전용세탁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근무환경이 한 번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소방관 B씨는 "전용세탁기에 예산이 투입되면 복지 등 다른 부분이 축소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며 "당장은 부족분만 채우고, 장기적인 계획을 토대로 점차적으로 근무환경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7천여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달 안으로 조달청에 방화복 세탁기 30대를 구매 요청했다"며 "다음 달까지 각 소방서에 부족한 대수만큼 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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