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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칠보산의 입구중 하나인 칠보 약수터에 산악용 자전거나 오토바이 운행을 자제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수원시와 안산시, 화성시 등 3개 지역에 걸쳐 있는 칠보산 등산로에 겨울철에도 산악용 자전거(MTB)와 사륜 오토바이(ATV) 주행으로 인해 산림 훼손 우려와 등산객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7일 산림청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칠보산은 해발 238.8m, 면적 350만㎡이며 총길이 12.1㎞에 달하는 등산로 8곳이 조성돼 있다. 하지만 일부 등산객들이 산악용 자전거나 사륜 오토바이를 가져와 등산로에서 운행하면서 생태계 파괴는 물론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1시께 등산로 입구에서는 등산로 앞까지 타고 온 자전거를 등에 메고 오르는 동호인들을 볼 수 있었다. 주로 개인들로, 이들은 경사가 완만한 구간에서부터 산악용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올랐다.

칠보산 등산로를 관리하고 있는 수원시가 등산객 불편과 위험을 인지해 등산로 입구마다 산악용 자전거 운행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자전거 및 오토바이 주행이 이뤄졌다. 폭 1m가 채 안 되는 구간이 곳곳에 있고, 주로 나이가 든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칠보산 등산로에서 빠른 속도로 하산하는 산악용 자전거로 인해 등산객이 위험해 보였다.

산악용 자전거 주행으로 인해 등산로의 나무 계단들도 훼손돼 있었다. 일부 등산로는 움푹 패인 땅바닥에 물기가 스며들어 미끄러웠지만 산악용 자전거가 등산객들과 뒤섞인 채로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녔다.

인근 주민들은 이곳뿐만 아니라 안산시 상록구에 걸친 칠보산 자락에까지 자전거가 들어와 산을 헤집고 다닌다며 성토했다. 이날 수원시 당수동 칠보약수터를 비롯한 등산로 입구 3곳을 둘러봤지만 자전거 이용을 제재하는 인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민 이모(63·수원시 권선구)씨는 "그나마 겨울이라 자전거나 사륜 오토바이 이용자들이 다소 줄어든 느낌이지만 주말만 되면 단체로 수십 명씩 산악용 자전거를 가져와 산행 바이크를 즐기고 있어 혹시라도 충돌할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시는 산악용 자전거를 가져오는 등산객에게 운행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그 이상의 제재는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정해진 산악용 자전거 도로가 아닌 보행자용 등산로에서는 운행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마련되고 있다"며 "하지만 산악용 자전거 등산로가 부족한 것도 인지하고 있으며, 해당 통계도 분석해 올해 내로 제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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