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금연클리닉, 찾아가는 세무상담, 찾아가는 농기계 순회수리, 찾아가는 숲체험, 찾아가는 치매예방교실, 찾아가는 차량등록 서비스, 찾아가는 어린이 안전체험교실, 찾아가는 독서캠프, 찾아가는 미술관, 찾아가는 문화교실, 찾아가는 1일 취업상담, 찾아가는 입시설명회, 찾아가는 법률상담, 찾아가는 세무컨설팅, 찾아가는 전입신고, 찾아가는 안전점검, 찾아가는 신년인사회, 찾아가는 시무식 등등.

 니가 올래 내가 갈까/아무래도 나는 좋아/니가 올래 내가 갈까/아무래도 나는 좋아/보고 싶다 오늘 따라/니가 올래 내가 갈까/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봐도/또 보고 싶은 니 얼굴/넌 아마 모를 거야/넌 정말 모를 거야/무작정 보고 싶은 내 맘을/모를 거야 모를 거야/죽도록 너를 사랑해 <배일호 ‘니가 올래 내가 갈까’ 노래 가사 중>

 그야말로 찾아가는 서비스의 홍수다. 가수 배일호는 ‘아무래도 나는 좋아’라고 노래했지만 니(네)로 하여금 찾아오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찾아가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당하겠다는데 마다할 니(네)가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찾아가는 서비스는 주로 관이나 권위 있는 분들께서 민원인 등 상대방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 탈권위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해서 효과는 그만이다. 한데, 간혹 찾아가는 이의 의도와는 달리 맞이하는 이들의 ‘과잉충성’ 탓에 외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찾아간 이도 부지불식간에 이 같은 ‘잔재미’에 젖어 든다.

 용인시 역시 언제부턴가 ‘찾아가는’ 시대적 흐름에 동승해 직원들을 대강당에 몰아넣고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이 부서를 일일이 방문하는 찾아가는 시무식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백군기 용인시장은 오전부터 본청과 유관기관을 돌았다.

 대다수 부서 직원들은 시장을 맞이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단체로 외치는 정도로 시무식을 갈음했다. 하지만 일부 부서는 낯뜨거운 장면도 연출했다. 꽃길만 가라는 의미에서 시장이 퇴장하는 길에 생화를 뿌렸다. ‘시장님!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환영 피케팅도 준비했다. 어떤 부서는 일렬로 도열한 채 휴대전화 전광판 앱을 활용해 ‘백군기’, ‘휘날리며’, ‘필승!’, ‘워매∼확!’ 등의 문구를 설정해 충성심을 보였다. 이 기시감은 도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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