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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스톤별장 삽화.
인천문화재단 인천역사문화센터(센터)가 발간한 ‘2019년도 인천 역사달력’을 둘러싼 논란<본보 1월 8일자 1면 보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달력 제작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본보가 입수한 ‘삽화 설명 및 참고 자료’에 따르면 9월의 세부 주제는 인천상륙작전이었다. 센터가 인천예술고등학교에 보낸 이 자료에는 인천상륙작전을 ‘맥아더 장군이 북한의 남침 이후 인천지역에 대한 작전을 통해 북한군의 병참선과 배후를 공격해 전쟁을 반전시킨 사건’이라고 소개하면서 다수의 맥아더 장군 사진을 담았다.

또 1월에는 「백범일지」를 바탕으로 고종이 전화로 김구 선생의 사형을 중단시켰다는 내용을 넣었으나 다수의 역사학자들이 전보로 보고 있다는 의견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더구나 수년간 재현 논란이 있던 옛 존스톤 별장을 4월 세부 주제로 삼기도 했다.

센터가 달력 주제인 독립운동과 관련이 없는 맥아더 장군, 역사적 고증이 미비한 고종과 전화기 그리고 김구 선생 일화에다가 수탈 역사를 나타내는 존스톤 별장을 학생들에게 월별 삽화 가이드라인으로 준 것이다.

인천예술고 한 교사는 "학생 대상으로 달력 삽화를 공모한 것이라 관여하지 않았지만 맥아더 장군은 주제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며 "몇몇 학생들이 맥아더 장군을 그려서 냈는데,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걸렀다"고 말했다.

여기에 센터는 자문위원들이 삽화보다는 옛 사진이 역사달력 취지에 맞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냈지만 수용하지 않았다. 한 자문위원은 "감수단계에서 지역의 독립운동과 관련된 사진이 많은데 굳이 삽화를 넣는 것이 맞느냐고 했지만, 센터가 학생들에게 인천 역사를 알리기 위해 삽화를 그리게 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며 "차라리 옛 사진을 학생들에게 주고 그대로 삽화를 그리게 했다면 이런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준 참고 자료에 맥아더 장군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결과물에는 없지 않느냐"며 발뺌했다. 이어 "자문위원들이 옛 사진에 대한 의견을 내 참고 자료에 다양한 사진을 첨부해서 학생들에게 줬던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센터는 인천시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다음 달께 일선 학교에 역사달력을 배포할 계획이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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