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정부의 친환경 제설제 사용 장려 방침과 달리 염화칼슘 구매량이 친환경 제설제보다 8배 이상의 차이를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도로 파손과 차량 하부 부식 우려가 있는 염화칼슘 대신 친환경 제설제 구입량을 늘려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수원시에 따르면 올 겨울 제설 작업을 위해 장안·권선·팔달·영통구 등 4개 구청이 시에 구입을 요청한 염화칼슘은 3천430t, 친환경 제설제는 500t, 소금은 125t 등 총 4천55t에 달한다. 이 중 친환경 제설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12.3%에 불과하다.

권선구청의 경우 염화칼슘은 1천580t이나 구매했지만 친환경 제설제는 100t만을 구입해 염화칼슘 위주의 제설 작업을 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안구청과 팔달구청 역시 친환경 제설제는 각각 100t을 구입했으나 염화칼슘은 750t, 600t을 구입해 역시 염화칼슘을 더 많이 구입했다. 영통구청도 염화칼슘은 500t을 구매한 반면 친환경 제설제는 200t만 샀다.

특히 시는 2017년 동절기에 제설 작업을 벌인 뒤 친환경 제설제가 100t밖에 남지 않았지만 올해 500t만 구매했다. 염화칼슘 1천732t, 소금 1천483t이 재고로 남아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를 합산하면 2017∼2018년 총 제설제 재고량 7천370t 중 친환경 제설제는 고작 600t(8.1%) 수준으로 떨어진다.

정부는 제설 작업 시 사용되는 염화칼슘이 도로 파손을 가속화하고 차량 하부를 부식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며 2008년부터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염화칼슘이 피부병이나 호흡기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염화칼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장안구는 올 겨울 강설량이 적어 친환경 제설제를 주로 사용한 타 구청과는 다르게 전체 제설제 사용량 284t 중 10t만을 친환경 제설제로 사용했다.

구청 관계자들은 "친환경 제설제는 염화칼슘보다 가격이 비싸고 제설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사용이 꺼려진다"며 친환경 제설제 구입을 꺼리고 있다. 현재 친환경 제설제 단가는 1t당 35만2천 원, 염화칼슘은 28만 원 가량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했을 때 제설이 늦어져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염화칼슘을 주로 준비해 두고 있다"며 "각 구청마다 친환경 제설제 비율을 조정해 환경부 권고사항의 비율에 맞출 수 있도록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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