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크고 작은 각종 화재가 빈발했던 한 해였다. 근자 들어 대형 화재 참사로 시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었다. 새해 벽두부터 곳곳에서 화재가 빈발하고 있다. 9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징매이고개 생태터널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서울시 성동구 14층짜리 아파트와 종로구 사우나 입주 건물 등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던 인천시 서구의 도색 공장에서 8일 또다시 불이 나 시민들을 긴장시켰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일 원주 중앙시장에서 화재가 발생, 40곳의 점포가 소실됐다.

 우리는 언제나 기본을 결여한 채 생활하고 있다.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곳곳에 산재한 전통시장에서 드러내고 있는 화재 취약성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 원인이 밝혀졌으면 조속히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얽히고설킨 전선줄과 음식점에서의 조리 도구, 각종 전열기기 등이야말로 화재의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는 물건들이다. 이처럼 화재 위험이 높은 취약 환경임에도 상당수 전통시장들이 스프링클러조차 갖추지 않았다 하니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러한 상황은 대다수 전통시장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화재 취약 부분들이다. 우리는 언제나 이 같은 시장에서의 화재 발생 후 원인을 분석해보면 작동이 잘 안되는 오래된 소화기들, 물건에 쌓여 가려진 소화기, 화재감지기와 스프링클러 불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지적 사항들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가 당하는 화재 등 재난사고는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사전에 조짐을 보인다. 작은 불씨 하나가 넓은 들판을 태우고 개미 구멍 하나가 제방을 무너뜨린다. 이 같은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대비하면 얼마든지 재난을 막을 수 있다. 그토록 불조심을 강조, 화재예방에 나서고 있으나 좀처럼 줄지 않는 화재다. 불은 한번 발생하면 순식간에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 간다. 그 어디에서도 보상받지 못하는 화재로 인한 손실이다. 화재사건 제로(zero)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이상이다. 기울이는 주의의 정도 여하에 따라 화재는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모쪼록 화재 없는 올 한 해가 되기를 연초에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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