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105분 / 범죄·드라마·스릴러 /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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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버지와 새어머니를 도끼로 살해한 잔혹한 여자 살인마 ‘리지 보든’의 실화를 담은 영화 ‘리지’가 10일 개봉했다.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폴 리버에서 보든 일가의 부부가 도끼로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후 사건의 범인이 여성이고, 그가 보든 가문의 둘째 딸 리지 보든인 것이 알려지면서 미국 전역이 큰 충격에 휩싸인다. 당대 사회분위기 속에서 여성이 잔혹한 수법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기에 리지 보든이란 인물에게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리지 보든 살인사건’은 당시로부터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책과 연극, 오페라, 드라마, 영화 등으로 만들어지며 전설처럼 전해져 오고 있다.

 이 영화는 살인사건 이전 리지 보든의 삶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또 그와 실제 보든 가문의 하녀이자 살인사건 현장에 있었던 ‘브리짓 설리번’과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 유령 이야기로 ‘리지 보든 살인사건’을 접한 크레이그 윌리엄 맥닐 감독은 성인이 된 후에도 자신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이야기에 섬세한 감성을 담아 영화로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맥닐 감독은 본인만의 관점으로 이 사건과 그 주인공인 리지 보든을 재해석했다. 그는 리지 보든의 잔혹한 범죄를 나열하는 방식은 지양했다. 대신 당시 미국의 시대상과 사건을 저지르기까지 리지가 당했던 억압들을 깊이 있게 다뤄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 냈다. 리지 보든의 실제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것은 물론 그녀가 처한 상황 속 두려움을 실감나게 표현한 것이다.

 이 영화를 위해 이름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클로에 세비니가 뭉쳤다. 두 배우의 만남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그들이 자신만의 개성으로 할리우드를 매료시킨 스타일 아이콘이자 수많은 여성들의 워너비이기 때문이다.

 특유의 퇴폐적인 분위기의 비주얼과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사랑받는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비극적인 상황에 휘말리게 될 새로운 하녀 ‘브리짓’으로, 뛰어난 예술성과 남다른 감각을 자랑하는 클로에 세비니는 자신을 둘러싼 욕망에 괴로워하는 상속녀 ‘리지’로 분한다.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두 베테랑 여배우의 연기합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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