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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7년 10월 몽실학교에서 진행한 '몽실 정책마켓' 활동 모습. /사진 = 기호일보 DB
2016년 9월 문을 연 경기도교육청의 ‘몽실학교’는 지난해까지 총 12만3천여 명의 기관·청소년이 이용했으며, 총 203개 국내외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몽실학교에서는 2017년부터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정책을 교육청과 지자체 등에 제안·판매하는 ‘아동-청소년-청년 몽실 정책마켓’을 통해 청소년 스스로 삶과 연결되는 정책을 개발·제안함으로써 삶에 기반한 학생 주도적 학습 경험의 기회를 부여하는 활동을 진행 중이다.

정책마켓이 처음 운영된 2017년에는 총 30건의 정책이 제안됐으며, 지난해에는 27건의 정책이 제안돼 도교육청이 모두 구매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의 권한 밖 제안들로 인해 시도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정책들이 잇따르면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도교육청이 2017년 ‘제1회 정책마켓’을 통해 구매한 정책제안들의 이행 여부를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이행이 완료된 정책 15건, 부분 이행 9건, 미이행 2건, 검토 중 1건 등으로 집계되며 50%의 이행 완료율을 보였다.

이는 ▶통학로 금연구역 지정 ▶‘꿈e룸 카드’ 청소년 전용 할인 체크카드 도입 ▶교통비 인하 ▶선거권 연령 인하 ▶대학등록금 인하 등 도교육청이 아닌 정부부처 또는 지자체 소관 내용들로 이뤄진 정책이 주로 제안된 데 따른 것이다.

이행 또는 부분 이행된 정책 중에서도 도교육청이 직접 추진 가능했던 정책은 ▶지역별 몽실학교 구축 ▶학생의 학교 운영 참여 제도화 ▶공립예술고 설립 확대 등 소수에 불과했다.

지난해 열린 ‘제2회 정책마켓’에서도 ▶학교 등지에 성 중립 화장실 설치 ▶난민 아동 의료권 보장 ▶공병보증금 확대 등 도교육청 권한 밖의 정책이 14건(51.8%)에 달했다.

심지어 도와 도교육청에서 제정한 ‘경기도 청소년 건강증진 지원조례(2017년 11월 13일 제정)’와 ‘경기도 학생 비만 예방교육 활성화 지원조례(2018년 3월 21일 제정)’ 등을 통해 관련 정책이 추진 중임에도 ‘아동건강권 보장을 위한 조례 제정’을 요구하는 등 이미 진행 중인 내용조차 알지 못한 채 제안된 정책들도 있었다.

사정이 이렇자 청소년들이 자율적으로 주제를 정해 개발한 정책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경험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중요한 활동이지만, 이행되지 못한 정책이 많아질수록 동기부여 및 성취감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음에 따라 참여자들에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법 등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정책마켓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를 성과 중심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시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탐구하며 정책을 제안하는 과정 자체가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다만, 제기된 우려를 반영해 향후 참여자들에게 이 같은 부분을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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