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5년 동안 18조8천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쾌적한 시설, 안전한 학교, 미래형 공간을 목표로 하는 점은 시의적절하다. 냉난방기나 화장실, 재난위험 시설과 내진 보강, 놀이공간과 융합교육 교실 등도 의미 있다. 차질없이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30년 넘은 노후 학교 건물 2만3천136동 중에서 500동 2.2%만 개선하겠다는 것은 당혹스럽다. 아울러 미세먼지 대응이 없다.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기계환기 설비 등 공기 정화장치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 시도교육청들의 공기청정기 구비 이외의 방안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계획에는 해당 내용이 없다. 학교폭력 예방이나 안전한 배움터를 위해 이미 여러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방안인데 정부 중장기 계획에는 없다. 최근 들어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분야에 집중적으로 재정이 투입되다 보니 정작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할 시설물에 대한 보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계획에 대한 추가 검토 및 수정 보완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 재정은 한정돼 있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놓고 배분의 우선순위가 정해져야 한다. 열악한 학교 환경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물론 지금의 학교 환경이 시대 변화에 뒤떨어진 수준에 이르게 된 원인을 두고 교육당국이나 학교 역시 할 말은 있을 것이다.

 학교는 어린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이 하루 종일 생활하는 곳이다. 이런 학교 시설물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학생들을 위한 복지정책도 중요하지만 안전문제는 그 어느 것보다 우선해야 할 정책이다. 시설 환경 개선 문제는 개별 학교에만 맡겨 놓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교육부는 매년 재정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 학교의 시설환경 개선에 대해 투자 우선순위를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 가운데서 건축물 안전 진단 결과 위험등급을 받은 학교를 리모델링하는 일과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일은 가장 먼저 서둘러야 한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아이들이 만족하는 학교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계가 학교 업그레이드를 위해 힘과 뜻을 함께 모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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