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노조원 50여 명이 화성시의 일방적인 ‘학교청소년상담사 사업’ 종료를 규탄하고, 청소년상담사 41명의 집단해고를 규탄하며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서 병점역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노조원 50여 명이 지난 11일 화성시의 일방적인 ‘학교청소년상담사 사업’ 종료와 청소년상담사 41명의 집단 해고를 규탄하며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서 병점역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최근 화성시의 일방적인 ‘학교청소년상담사 사업’ 종료와 관련해 무기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해고 상담사들이 오체투지 행진을 벌이는 등 화성시와 경기도교육청에 사업 종료 철회 및 문제 해결을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화성시와 경기도교육청,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경기교육공무직노조) 등에 따르면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학교폭력 등으로 갈등을 겪는 아이들에 대한 상담을 위한 ‘학교청소년상담 위탁사업’은 2012년 화성시가 도교육청과 ‘화성시 창의지성교육도시 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화성시가 교육경비 예산을 지원하고, 각 학교에서 청소년상담사를 고용하는 형태로 이뤄진 이 사업을 위해 시는 2015년까지 30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후 도교육청이 학교장 고용계약을 전면 금지하면서 민간위탁사업으로 전환, 2016년부터 YMCA를 위탁기관으로 선정·운영한 뒤 2017년 말 ㈔청소년불씨운동으로 위탁기관이 변경됐다. 이 기간 동안 시는 총 38억여 원을 지원했고, 이를 통해 지난해의 경우 41개 교에 상담사가 1명씩 배치돼 학교폭력과 진로·학업 등 모두 1만2천여 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화성시는 같은 해 10월 상담사들에게 연말 계약 종료를 통보한 데 이어 2019년 10개월 계약을 요구하다가 상담사들의 반대가 잇따르자 일방적으로 사업을 종료했다.

일방적으로 해고된 상담사들은 지난달 27일부터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며 화성시와 도교육청에 부당 해고 철회 등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11일에는 교육지원청에서 병점역까지 5㎞ 구간에서 ‘오체투지(10보 1배) 행진’에 이어 병점역 앞에서 ‘촛불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수자 경기교육공무직노조 교육선전국장은 "학교 내 상담활동은 엄연한 교육의 하나지만, 사업을 시작한 시와 교육을 책임지는 도교육청 모두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는 무기직 전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는 화성시와 도교육청의 극명한 입장차로 인해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시작 때부터 교육청과의 업무협약 부속합의서에 근거한 한시사업으로, 학교에서 진행되는 사업의 성격상 지자체가 지속사업으로 운영할 수 없다"며 "특히 이재정 교육감이 지방선거 당시 ‘1학교 1상담교사 배치’를 공약한 만큼 사업 내용이 중복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도 "화성시에서 위탁고용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사업인 만큼 교육청의 소관 사안이 아니어서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이는 엄연히 화성시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화성=박진철 기자 jch@kihoilbo.co.kr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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