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서울대학교가 합심해 지난해 공동출연법인으로 재출범을 알리면서 국내 최고의 공공 R&D기관으로 탄력적 운영에 나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

 융기원은 그동안 일자리 문제 등 우리 사회에 닥친 다양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공융합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마당’의 창출을 강조해 왔다.

 공공융합플랫폼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분야 데이터 활용 연구개발 시스템이다. 융기원이 가진 지식과 인재를 행정 공공데이터와 접목, 안전·환경·복지 등 각종 공공서비스 관련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융기원 정택동 원장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속에서 공공융합플랫폼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신대륙’이 될 것으로 예측, 이에 대한 공공의 집중적 투자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정 원장은 "공공이 해야 할 일은 ‘마당’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론에 맞춰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성들을 모아 새로운 방법론을 찾기 위해 융합연구개발을 하고자 하는 게 바로 ‘공공융합플랫폼’이다. 공공데이터는 여러 이유로 민간기업이 나설 수 없다. 공공만이 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에서 대부분 생산되기 때문에 지자체가 행정력과 연구개발력을 융합시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과 공공융합플랫폼이 우리보다 앞서 100년 이상 기초체력(과학)을 다져 온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주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원장은 "독일·일본 등 100년 이상 과학을 다져 온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기초체력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며 "근력을 키우고 기초체력을 올리려면 ‘축적’만이 답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변혁이 빠른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의 예를 들어 알파고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사이 대적할 상대가 없을 만큼 성장했다. 또 인간의 생명과 연관된 분야에서도 단백질 3차원 구조를 풀어내는 일을 1년 만에 구글의 인공지능 ‘딥마인드’가 해냈다"며 "인간이 몇십 년, 몇백 년 쌓아 온 노력들이 단시일 내 해결되고 있는 대변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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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기원의 새해 운영 포부는.

 ▶융기원은 지난해 공동법인으로 공식 출범하고 최고의 공공 R&D기관으로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올해는 공동법인 출범 후 맞는 첫해로, 정책성을 확립하고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먼저 연구원의 종합적 연구 역량 강화에 힘쓰고, 과거 대학연구소 관행에서 탈피해 공정하고 체계적 업무 수행을 위한 운영체계를 정비하려고 한다. 협업문화 정착으로 성공의 경험을 쌓아가면서 자신감 넘치는 조직으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융기원의 올해 주요 연구목표는 무엇인가.

 ▶공공융합플랫폼의 성공적 구축으로 일자리 창출, 도민의 삶과 질 향상 등에 기여하려 한다.

 연구-개발-산업의 선순환 구조로 중소기업을 위한 신사업 생태계 구축 및 활성화로 많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지역주민을 위한 새로운 공공서비스 혁신을 일궈 도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공공융합플랫폼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 진행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공서비스의 실현, 전혀 새로운 형태의 지역 테스트베드 구축 등 지역과 하나되는 공공 R&D기관으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려 한다. 교통·안전·환경·복지 등 공공분야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질적 플랫폼들을 제공, 경제성장을 이끌고 지역주민들의 과학적 인식과 문화가 지역에 뿌리내리도록 과학기술의 대중화와 지역사회 공헌에도 앞장서려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공공분야에서 달라져야 할 점이 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과학기술을 통해 다른 방법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고 있다. 정부나 경기도의 핵심 키워드는 노인·복지·환경·안전으로, ‘공공성’을 최대 가치로 삼고 있다. 공공성 높은 과학기술 R&D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공공성 높은 과학기술 연구개발이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 창출의 기회를 만들 것이다. 공공분야는 민간영역이 아닌 정부와 대학, 공공기관이 나서야 하는 분야이다. 노인이나 복지, 어린이 보육 등 공공분야에 요구되는 엄청난 공공수요들이 있다고 본다. 공공수요에 과학기술 R&D를 투자하고 육성해 나간다면 다양한 공공서비스의 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생태계가 창출돼 많은 일자리도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공공융합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일자리 문제를 비롯한 여러 사회적 난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새로운 마당’의 창출이 필요하다. 자본 축적과 글로벌화로 투자 여력은 충분하지만 실제 투자할 만한 비즈니스 모델이 많은지 고심해 봐야 한다.

 세계는 급속한 산업혁명을 겪고 있고, 그 속에서 비즈니스 신대륙을 찾아서 열어야 한다. 새로운 마당, 차세대 신대륙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공공융합플랫폼이다. 민간 영리기업들은 장기간 인프라 투자를 할 수 없어 마당 창출까지 기대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은 업종 변환에 성공하지 못해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마당을 열어주기 위해 새로운 방법론에 초점을 둔 공공의 집중적 투자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방법론을 찾기 위해 융기원이 융합연구개발 하려는 것이 공공융합플랫폼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는 ‘석유’와도 같다. 데이터의 대부분은 우리 일상에서 생산되고 주민 모두가 데이터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공공융합플랫폼은 이런 데이터들이 모이는 새로운 마당이 될 것이다.

-공공융합플랫폼의 구체적 예시를 들자면.

 ▶최고의 기술들이 집약될 공공융합플랫폼에는 인공지능시스템에 기반한 안면·사물인식의 ‘컴퓨터 비전기술’과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곧 실험실이 되는 ‘리빙랩 플랫폼 기술’, IoT센서를 통한 미세먼지 등 대기질 측정기술, 3차원 가상공간을 활용한 디지털 트윈기술 등이 연구 중에 있다.

 최근 영·유아 안전사고와 맞벌이 부부 증가로 혼자 있는 아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영·유아 안전보육을 위한 기술을 연구 중이다. 공공융합플랫폼을 통해 인공지능의 얼굴·사물인식(행동모니터링)과 심박수, 체온 감지, 주변 열 감지의 웨어러블 기반 제품 개발로 혼자 있는 아이의 안전한 보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강릉 펜션사고와 같은 안타까운 사고에 대비해 유해가스, 체온 감지의 그래핀 섬유를 최초 개발 연구 중이며, 재난·재해 대응을 위한 기술로 음성인식과 무전기의 통신기능이 탑재된 핸즈프리 ‘스마트 소방헬맷’, IoT센서를 통한 대기질 측정기술로 심각해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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