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9일 한 간담회에서 "인천은 서울·경기와 함께 수도권 규제에 묶여 있지만 막상 속살을 살펴보면 두 곳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하다"며 "역외 소비가 52%를 넘고, 1인당 민간 소비가 특·광역시(8곳) 중 7위에 머무는 것이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산업경제연구원의 ‘2017 지역경제 지표·지수’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의 지역발전지수는 전국 16개 시도 중 12위, 지역혁신지수는 7위, 고용을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과 직결되는 지역창조 잠재력지수는 10위를 기록했다. 개인소득도 특·광역시 중 6위(1천755만 원)에 그쳤다. 박 시장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민생경제를 활성화하고 원도심·신도심 간 불균형과 재정 리스크, 낮은 시정 신뢰 및 혁신·개방성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진단 따로 해법 따로’의 무기력한 대책만 나열한 것 같아 아쉽다. 물론 인천은 서울·경기에 비해 경제활동 인구비율이 낮다. 영세제조업이 90%를 차지하는 전통적인 산업구조로 양질의 일자리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당연히 젊은 세대가 인근 지역으로 이탈하거나 역외 소비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런데 십여 년 전부터 이어져온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다른 지자체에서도 앵무새처럼 되뇌이는 신파적인 레퍼토리로 뭘 어쩌겠다는 건가. 돌이켜보면 역대 인천시장의 전국 지자체장 평가 결과도 상위권에 랭크된 적이 없던 것 같다. 어쩌면 인천의 도시경쟁력 허약은 무능한 시장을 배출해온 인천시민의 업보가 아닐까.

 고부가가치 산업이 넘쳐나는 매력적인 도시를 만드는 데 진력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도, 세수와 복지 확대도 여기서 시작된다. 다행히도 인천은 그나마 성공적이라 평가를 받는 경제자유구역을 갖고 있다. 이곳에 세계적인 첨단 클러스터가 잘 융합·조성된다면 인천의 도시 경쟁력은 자연스레 제고될 것이다. 아울러 경제자유구역 효과를 인천 전역에 확장시키는 식으로 발상을 전환한다면, 세계 최고의 도시로도 얼마든지 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지역 불균형과 재정리스크 같은 통상적인 얘기보다 눈앞의 기회를 못살린 지도자들의 집중력과 리더십 부족이 인천의 진짜 문제임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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