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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진배 인천대학교 체육학부 교수
2018년, 지역연고 프로스포츠단은 인천시민들에게 큰 기쁨과 자부심을 갖게 해줬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8년 만에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는 막판 극적인 투혼을 보여주며 K리그 1부 잔류에 성공했다.

 프로스포츠는 지역스포츠 산업발전을 이끌고 주민들에게는 건강한 여가활동 기회를 제공해 준다. 특히 시민이 주인인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역사회의 사랑과 후원을 듬뿍 받고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전북 현대가 리그 우승을 했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구단은 시도민구단인 대구 FC와 경남 FC 등이었다.

 대구 FC는 FA컵 우승과 함께 아시아챔피온스리그(ACL) 출전권을 얻었다. 대구 FC의 성공 요인으로 대구지역 각계각층의 뜨거운 성원, 무명 선수들과 지도자의 열정과 조화,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꼽힌다.

 또 1부로 승격한 경남 FC는 잔류만 해도 성공이라 할 수 있었지만 리그 2위에 올랐으며 역시 ACL 출전권을 확보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대활약과 함께 선수와 지도자의 혼신의 노력, 정치적인 외풍을 많이 받는 도시민 구단의 어려움을 소신 있게 극복한 리더십이 성공의 원동력이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언더독(Underdog)으로 평가받았던 레스터시티가 세계적인 명문구단들을 물리치고 2015-2016시즌을 우승을 했는데, 이는 지역사회로부터의 무한한 신뢰의 결과 산물로 평소 구단이 우선시 해온 감성과 소통의 지역밀착 마케팅 활동의 힘이었다.

 일본 J리그 중소도시를 연고로 하는 쇼난 벨마레 구단은 연간 운영비가 국내 시도민구단과 비슷한 100억 원인 작은 구단으로 선수 몸값은 예산의 3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철저히 마케팅과 지역 공헌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구단이 재정위기에 있을 때 지역주민들은 가만히 보지 않았고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았다. 구단은 프로축구단 운영과 더불어 벨마레 스포츠클럽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스포츠클럽으로 축구뿐 아닌 소프트볼, 비치발리볼 등을 운영하며 대회를 열고 연고지 내 교육시설과 연계해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스포츠마케팅 강좌와 건강센터를 개설해 지역주민에게 스포츠를 통한 건강한 삶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의 생활 전반에 밀착해 지역의 동반자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혔으며, 이는 구단에 대한 더욱 큰 사랑으로 연결됐고 고정팬과 재정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지난해 말 주주총회에서 인천구단은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올해 인천 유나이티드는 시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명문구단으로 새롭게 비상해야 한다. 팀 성적에서는 1부 리그 잔류가 목표가 아닌 상위팀으로 도약과 함께 ACL 출전권도 따내야 한다.

 새로운 경영진은 전문적인 축구단 운영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인천구단은 7년 사이 최고경영자가 여섯 번이나 바뀌어 평균 임기도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러한 여건에서는 장기적이며 일관성 있는 구단 운영 정책의 수립과 이행이 어렵다.

 따라서 새로운 경영진에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고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매우 강점이 많은 구단이다. 유소년 육성 시스템은 인천구단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축구 스타들이 인천구단의 유스시스템을 통해 배출됐으며, 이승우, 이강인, 정우영, 천성훈 등 미래 한국축구의 기둥들도 인천 유스시스템을 통해 육성됐다. 인천구단이 운영하는 인천미들스타리그는 지역을 넘어 국내 청소년 축구 저변 확대에 많은 기여를 해 왔다.

 무엇보다도 인천 유나이티드에게는 300만 인천시민이 있다. 그리고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이렇듯 보다 새롭고 다양한 지역밀착 마케팅을 통해 인천사회의 후원과 성원을 이끌 수 있는 큰 잠재시장을 갖고 있다.

 J리그 구단의 지역공헌 활동이 연간 100회가 된다는 것은 바로 시민구단에게 지역사회의 후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대변해 준다. 이제 올 한 해 더 높게 비상하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기대하며, 인천 유나이티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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