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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내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서 학교 배움터 지킴이가 하교하는 학생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지역 학교 배움터지킴이의 처우가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배움터지킴이가 자신들의 최소한의 노동권이 지켜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인천지역 초·중·고 등 521곳 중 3곳을 뺀 518곳에서 배움터지킴이가 활동하고 있다.

배움터지킴이는 학교 내 외부인 출입 관리 및 통제를 비롯해 학생 등·하교 시 교통안전 및 교문 지도, 취약시간대 학교 내외 순회지도, 학교폭력 예방활동과 학교장이 명하는 학교 안전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한다. 보통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8시간씩 일하지만 최저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보수를 받는다. 근로자가 아닌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의 ‘학교안전 강화사업 추진 현황 및 예산집행 내역’을 보면 배움터지킴이의 1일 봉사활동비는 3만 원으로, 2010년부터 지금까지 동일하다. 이들이 한 달에 20일가량 일해 받는 월급은 고작 60만 원 정도다.

지역 한 초교에서 배움터지킴이로 일하는 60대 남성은 "학교에서 사건만 터지면 배움터지킴이를 추궁하고 책임을 물으면서 우리가 일하는 근무 여건은 나아지는 것이 없다"며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끼면 쉬는 날이 많아 40만 원을 받을 때도 있어 퇴직한 공무원이 아닌 저처럼 생계형으로 일하는 사람은 생활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반면 서울지역의 근무 여건은 인천보다 낫다. 서울시교육청은 사립초교와 전체 중·고교에서 운영하는 배움터지킴이 역시 자원봉사자이지만 1일 봉사활동비를 지난해 4만 원에서 올해 4만8천 원으로 올렸다. 또 서울시는 학교의 안전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지역 국공립 초교 및 특수학교 577곳을 대상으로 학교보안관을 운영하는데, 이들은 근로자로서 월급여가 181만8천여 원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배움터지킴이의 1일 봉사활동비가 너무 적다는 의견이 많아 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학교보안관제도를 도입해 현 배움터지킴이가 자원봉사자에서 근로자로 전환되면 자격 요건을 강화할 수 있어 학교 안전도 더 철저히 할 수 있다"면서도 "근로자 전환 시 지금보다 인건비가 3배가량 올라 서울시처럼 인천시의 예산 지원 없이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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