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종현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 지종현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우리 몸에는 ‘정수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신체기관이 있는데, 흔히 우리말로 ‘콩팥’이라 부르는 ‘신장’이다. 신장은 좌우 양쪽에 한 개씩 존재해 몸에서 만들어지는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고 혈액 속의 전해질 농도와 혈압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신장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기관으로, 만성신부전증이 발생하면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

신장의 기능으로는 앞서 설명한 소변과 노폐물 배출, 전해질 농도 조절 외에도 칼슘이나 인 대사에 중요한 호르몬들을 생산하는 내분비적 기능, 적혈구 생성 조절 및 비타민D를 활성화하는 기능 등이 있다. 이러한 신장의 기능이 크게 떨어지면 신체에 노폐물이 쌓여 건강에 해로운 문제들을 일으킨다. 이러한 상태가 신부전증에 해당하는데, 이는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속도에 따라 크게 급성신부전과 만성신부전으로 나뉜다. 급성신부전증은 신장의 기능이 갑자기 나빠져 기능 부전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하며, 원인이 제거되거나 치료를 잘 받으면 신장 기능을 다시 회복할 수도 있다.

이와 다르게 만성신부전증은 신장의 기능이 서서히 나빠져서 기능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급성신부전과 달리 나빠진 신장기능이 회복되기는 어렵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환자가 지속적으로 단백뇨가 나오면 만성신부전일 가능성이 높다. (단백뇨:소변에 지속적으로 많은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것. 소변에 유난히 거품이 많고, 거품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만성신부전은 당뇨, 고혈압 그리고 신장의 거름 장치라고 할 수 있는 사구체에 염증과 손상이 생기는 질환인 사구체신염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다낭성 신질환, 요로 협착 등 선천성 기형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다.

신장은 정상 상태의 50%까지 기능이 감소하더라도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만성신부전은 침묵의 질환이라고도 불린다. 치료시기를 놓치고 투석이 필요한 단계에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미리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중하다. 건강검진 결과 혈뇨나 단백뇨가 있다면 빨리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지나치게 적은 양이나 혹은 많은 양의 소변을 보는 경우라면 신장질환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신부전증의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로는 혈압, 소변, 혈청 크레아티닌 검사가 있다.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는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성신부전은 5단계까지 존재하며 치료의 목표는 신장의 기능이 마지막 5단계로 진행하는 것을 멈추게 하거나 늦추는 것이다. 특히 혈압과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고, 약물이나 식이요법을 잘 따라야 하며 의사, 전문 영양사와 상담을 진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성신부전 5단계에 도달한 경우에는 혈액투석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거나 신장이식이 필요하다.

만성신부전증은 한 번 발생하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기가 어려운 질병으로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산책 등 가벼운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금연 및 금주, 저염식 식사 관리가 중요하다. 김치를 적게 먹으며 가공식품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기본이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에는 칼륨이 많은데,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칼륨 배출이 감소해 몸에 축적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과도한 칼륨 섭취를 제한한다. 물 섭취도 의료진과 상의해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겠다.

<도움말=인하대병원 신장내과 지종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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