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택시업계가 카카오그룹에 반격을 가한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을 쓰지 않고 자체 앱을 만들어 운영할 방침이다.

업계는 카카오가 카카오T 앱으로 택시 콜을 받아 빅데이터를 확보한 뒤 카풀을 시작해 택시기사 2명이 사망하는 등 분란을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인천개인택시조합은 15일 ㈜세븐콜택시와 함께 콜 활성화 계약을 맺고, 자체 콜앱 ‘럭키7택시’를 출시했다. 조합원 9천여 명에게 카카오T 앱 사용을 자제하고 럭키7택시 앱을 사용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럭키7택시 앱은 카카오T 앱과 티맵콜의 편리한 기능을 추가해 시민과 택시기사를 위한 특화된 시스템으로, 전화 방식도 혼용 가능하다. 럭키7택시앱은 인천 개인택시 9천 대와 세븐콜 가입자 법인택시 430여 대 등 약 1만 명이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인천은 그동안 카카오T 앱의 가장 큰 경쟁자였다. 인천콜 6천385대, 세븐콜 1천832대 등 총 8천217대의 가입 택시가 있고, 시가 콜비 보조금으로 연간 16억 원을 택시기사(월 1대당 최대 2만8천 원)에게 지원하기 때문이다. 콜비를 기사에게 직접 지원하는 곳은 인천과 대전(월 1대당 최대 1만9천 원, 가입택시 6천400대)뿐이다. 부산은 4천500대의 가입 택시가 있는 콜회사에 1대당 3천200원씩 지원한다.

시 안팎에서는 그동안 카카오가 콜비 보조금을 주고 수천 대씩 가입자가 있는 인천의 콜회사가 있어 카카오T 콜비(1천 원)를 받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인천이 전국적으로 콜 가입 택시가 가장 많아 시가 보조금을 끊거나 콜 조직이 와해되길 바랐던 것이다. 카풀 시행으로 여론이 나빠지고 카카오T가 콜비를 받기 위한 논의 등이 이뤄지자 인천 택시업계는 자체 콜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전국 택시업계도 카카오T 앱을 견제할 ‘티원택시’ 앱을 오는 21일 필드 테스트를 완료하고, 내달 1일 본격 서비스를 가동한다. 개인택시조합, 법인택시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 민주택시노조 등 4개 단체가 힘을 모아 자체 콜앱을 만든 것이다.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능을 비롯해 오프라인 콜센터와 연동되는 게 특징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대구·광주·울산 등은 콜비 지원이 전혀 없다"며 "택시업계가 콜앱을 자체 마련해 운영하면 시민들은 콜택시를 부를 플랫폼이 늘어나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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