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0.jpg
▲ 주민들이 최근 실내 난방배관 교체공사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누수 모습. <주민 제공>
최근 인천지역에 강추위가 몰아치고 있지만 연수구의 한 아파트는 제대로 된 난방을 하지 못 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해 말 교체한 난방배관이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16일 연수구 A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 말까지 난방배관 교체공사가 진행됐다. 지난해 초부터 일부 가구에서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춥다"며 제기한 민원에 따른 것이다.

1993년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총 9개 동 1천200가구로 구성됐다. 지난해 입주자대표회의는 민원을 근거로 아파트 난방 방식을 중앙난방에서 지역난방으로 바꾸고자 했지만 주민 동의를 얻지 못했다. 이후 다시 난방배관 교체를 추진했고, 지난해 9월 17일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공사가 마무리된 지 2개월여가 지났지만 일부 가구의 난방 문제는 여전하다. 난방이 작동돼도 바닥이 전혀 따뜻해지지 않는 것은 물론 이전에는 난방을 작동시켰을 때 들리지 않던 소음까지 난다는 가구도 있다.

2개 동에서는 지하 보일러실에 누수까지 발견됐다. 공사기간 불편을 겪었던 주민들은 공사 후에도 문제가 나아지지 않자 결국 불만을 터뜨리는 상황이다. 실내에 있는 입상 배관을 교체해야 하는 공사 특성상 같은 라인의 가구가 한 번에 출입문을 개방해야 하는데 일정상 쉽지 않았다. 그러자 당시 관리사무소는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난방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주민들이 추위에 떠는 것은 물론 출입문을 개방한 가구와 그렇지 못한 가구 간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한 주민은 "서민 아파트라 고령의 노인이나 영·유아들이 많이 거주하는데, 날이 점점 추워져도 난방이 되질 않으니 감기에 걸려 치료를 받거나 입원까지 한 노인도 있다"며 "물론 난방배관 교체 후 사정이 나아졌다는 가구도 있지만 일부는 전기장판과 전기히터 등을 따로 구매해 추위를 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공사를 담당한 시공업체는 난방배관 교체 작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또 주민 편의를 위해 공사기간도 최대한 앞당겨 마무리했다고 주장했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일부 가구의 난방 문제는 난방배관 교체로 인한 것이 아닌, 아파트 건설 당시부터 잘못 설치된 배관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초 공사기간은 12월 20일까지였으나 추운 날씨 생길 불편을 고려해 오히려 11월 말께 모든 공사를 마무리지었다"고 반박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