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천군의원들이 해외연수 중에 벌인 추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사실 이번 사건은 일반인이 했어도 지탄받을 저급한 행동이었다.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사건은 연수 명목의 해외여행에서 군의원이 만취 상태에서 현지가이드를 폭행하는가 하면 접대부가 있는 술집 안내를 요구하는 등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추태를 부린 일이다. 더욱이 예천군의회의 해외연수 파문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 계양구의회 의원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외유성 연수를 강행했다가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면서 부랴부랴 귀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안타깝게도 연수라는 미명아래 저질러지는 기초의회 의원들의 호화관광 행태는 비단 문제가 된 지역뿐 아니라 대부분 기초의회가 마찬가지여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 해외연수는 우리나라가 후진국이고 해외관광이 보편화되지 못했던 시절에 선진국에 가서 무언가를 보고 배우는 데 필요했지만 오늘날 과연 얼마나 필요한 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의원들이 견문과 식견을 높이는 일이라면 자신의 돈으로 해야지 왜 혈세로 충당해야 하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 가관인 것은 지자체의 재정 여건은 전혀 고려치 않고 연수비를 책정하는 작태다. 재정자립도가 하위권인 인천 동구의회는 올해 의원 1인당 해외연수비로 전국 최대 규모인 650만 원을 책정했다고 한다. 어쩌다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사달이 난 예천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초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해마다 논란이 되풀이돼 왔다. 과거 지방의회 의원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봉사할 때 노고에 대한 위로 차원에서 보내주던 해외연수가 아니다. 관광인지 연수인지는 연수결과가 지방정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정히 외국과 협력해야 할 사안이 있다면 필요한 기간만큼 출장비를 지원하는 게 맞지 지금처럼 연수를 빌미로 외유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근본적으로 실효성 있는 해외연수가 되려면 연수기획부터 효과측정까지 종합적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서둘러 마련해 주기 바란다.

 차제에 기초의원들의 해외연수는 과감히 정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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