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0.jpg
▲ 인천시 연수구 문화의 집으로 쓰는 옛 중소기업전시장 부지 일부. 옛 중소기업전시장 매각 특약에는 문화의 집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2천200㎡의 문화시설을 만들어 기부채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 = 연수구 제공
인천시 옛 중소기업전시장 부지 매각대금을 두고 시와 업체들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시는 약 50억 원을 더 받고자 수의계약을 하고 싶지만, 업체들은 온비드(4회차)에서 공개경쟁입찰을 원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534억 원인 땅값이 10% 하락해 약 480억 원까지 내려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17일 시 등에 따르면 연수구 동춘동 926-8 등 3개 필지(1만9천162㎡)와 건물 3개 동(총면적 2천992㎡)은 지난해 11월 19일, 지난달 4일과 12일 등 3차례에 걸쳐 유찰됐다. 낙찰자는 동춘동 연수구 문화의집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건물 신축 시 공연장, 전시실, 연습실 등을 위한 연접 공간(전용면적 2만200㎡)을 마련해 연수구에 기부채납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온비드 공개입찰은 감정평가액 593억 원에 시작해 3회차 때 534억 원으로 내려갔다.

시가 중소기업전시장 부지를 온비드에 올리자 다수의 업체에서 문의가 쇄도했지만 지금은 기부채납 조건 등 여러 이유로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구 복합쇼핑몰 A업체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A업체는 기부채납 조건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3회차 때 가격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4회차에서 땅값이 더 하락하면 계약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두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현재 가격에 수의계약을 맺고 싶은 생각이 있다. 시 재정수입이 약 50억 원 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을 끌다 A업체처럼 적극적인 매수희망자가 사라질까 봐 걱정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현재 온비드 공개입찰을 잠정 유보한 상태다.

시는 중소기업전시장 부지를 팔아 시 재정에 보태려고 허용용도를 변경했다. 유통업무설비시설해제용지에서 일반상업용지로 바꾸고, 용적률을 300%에서 400%로 늘려 줬다. 또 상점에 한해 허락한 판매시설을 모든 판매시설로 바꿔 주고 운동시설, 위락시설 등을 허용했다.

시 관계자는 "애초 세입으로 400억 원을 잡아 뒀던 것이라 4회차 가격으로 팔아도 괜찮긴 한데, 감평액이 높게 나와 공개입찰, 수의계약 등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며 "교통, 주변 환경 등 땅의 이용가치가 높아 처음 다수의 업체가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4회차 공개입찰하면 A업체뿐 아니라 경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