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이뤄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의 발표 후 이어진 한 기자의 질문 때문이다. 모 방송국에서 청와대를 출입하는 기자가 대통령에게 "현 정책에 대해서 기조를 바꾸시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시려는 그런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라고 질의한 게 이유가 됐다.

 이 질문을 두고 국민 여론은 ‘대통령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와 ‘당찬 질문이었다’ 등 크게 두 가지로 엇갈렸다. 전자는 해당 기자가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시비 거는 식으로 대통령에게 질의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이었다. 반면 후자는 기자로서 대통령 권위에 기 죽지 않고 ‘깡다구’ 있게 정부의 실정을 한 번 더 추궁하는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해당 기자를 옹호하는 내용이었다.

 이외에도 이전 정부와 달리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기자회견문을 읽고 퇴장하는 형식이 아닌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격의없이 대통령과 기자가 질의하는 모습 자체를 높게 평가하면서 이를 두고 진정한 민주주의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둘러싼 풍경을 보면서 가장 크게 들었던 생각은 우리 사회가 그 무엇이든지 질문하는 이들에 대해 조금 더 너그러운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생방송에서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에게 예의를 차려 질문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것이고, 여기에 더해서 대통령을 긴장시킬 만한 날카로운 질문까지 던졌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그런데 가짜뉴스를 근거로 삼아 대통령을 공격하려는 의도로 질문하는 게 아닌 이상,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언론인도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살리기 위한 직업적 사명감을 갖고 사는 이들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좀 더 넉넉한 마음으로 질문한 이를 포용해줬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봤다.

 기자로서도 반성할 점은 있다. 권력자를 향해 던지는 질문은 그만큼 무게감도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가벼이 던질 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지식과 취재 경험을 토대로 질문다운 질문을 던져야만 국민들에게 진정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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