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도 벌써 20여 일이나 지났다. 세월은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언젠가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하더라. 시간의 흐름이 10대는 10㎞, 20대는 20㎞, 40대는 40㎞…70대는 70㎞로 달려간다. 너도 이제 젊은 나이가 아니니 하루하루 술 먹고 허비하지 말고, 가족과 너를 위해 살아라."

 칠순을 바라보시는 어머니께서 오죽하셨으면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싶다. 가끔 내 삶을 뒤돌아보면 정말 그동안 무엇을 했고, 또 이뤄놓은 것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무의미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여전이 나의 인생은 미완성인 것 같다. 하지만 막막하다. 앞으로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그 삶까지 미완성이 될까 두렵다.

 지인들과 술을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무엇 때문일까. 나름 열심히 살아왔건만.

 결국 지금까지 인생의 미완성은 즐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줬다.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뇌기능 중 70%는 놀고 있다. 최고급 휴대전화 기능 중 70%는 쓸데가 없다. 초호화 별장이라도 70%는 비어 있다. 집안의 생활용품 중 70%는 놔두기만 하고 쓰지 않는다. 한평생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70%는 타인에게 쓴다. 아무리 재벌이라 해도 죽은 뒤에는 70%의 재산은 남이 갖는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 인생의 70%는 미완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70%를 다 쓰지도, 갖지도, 채우지도 못하는 삶에서 30%만 내 것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참 아까운 인생이다.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고쳐먹고 남은 30%의 삶을 열심히 살자고 다짐해 본다. 그러나 이마저도 자신이 없다. 나에게 처한 현실이나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를 볼 때 과연 이 30%의 삶도 영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여하튼 노력은 해볼 것이다. 이 ‘미완성’의 인생을 조금 ‘완성’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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