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50.jpg
▲ 수원시 권선구에 1965년 지어진 서둔야학 유적지./사진 = 기호일보 DB
수원시가 ‘수원야학의 시초’<본보 2018년 11월 8일자 18면 보도>로 알려진 서둔야학 옛 교실동과 터 보존에 나섰다.

21일 수원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시는 권선구 탑동 540-2번지 외 주변 부지를 포함한 총 11만9천635㎡ 규모로 시민농장을 조성하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해당 부지를 빌려 농장 조성공사를 시작했으며 오는 4월 개장할 예정이다. 시는 이 과정에서 해당 부지 내에 위치한 서둔야학 옛 교실동과 터를 정비할 계획을 세웠다.

우선 서둔야학 터와 농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약 2㎞ 길이의 울타리를 정비하고, 잡풀을 제거하는 제초작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그동안 외부인 출입이 막혀있던 야학 터가 시민농장 운영으로 개방되는 만큼 전체적인 관리를 맡는 관리인을 두고 해당 부지를 점검하며, 가로등(방범등)과 CCTV 설치를 통해 교실동 훼손을 막는다.

이어 주변 쓰레기 청소 및 인도를 정비해 농장과 함께 개방되는 야학 터에 시민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서둔야학회 회원들의 요청에 따라 옛 교실동의 전기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기도 공급한다.

이러한 정비계획은 지난 16일 서둔야학회 김기옥(66) 회장과 박애란(68) 여사, 김상원(60) 선생 등 회원 3명이 염태영 수원시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요청한 내용을 시가 검토하면서 이뤄졌다.

이들은 1970년대 서둔야학 운영 시절에 교장과 학생, 교사로 인연을 맺어온 사이로, 약 30분간 염 시장과 면담을 가지면서 서둔야학 옛 터에 대해 관리를 요청하고, 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것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시장도 1980년대 서울농대 재학할 때 야학 교사로 활동하면서 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 관련 부서에 이를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 이러한 윤곽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시는 오는 23일 교실동 운영과 관련해 서둔야학회 관계자들과 다시 한 번 논의할 예정이다.

서둔야학회 회원 200여 명은 농장 조성을 통해 시민들의 유입이 많아지는 만큼 옛 교실동에 전시관을 만들어 지역에서 진행된 야학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서둔야학이 첫 배출한 졸업생인 박 여사는 "전국적으로도 야학 수업을 위해 교실 건물까지 세운 사례가 없다"며 "서둔야학회원들과 함께 교실동에 전시관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에서도 해당 교실 동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관리에 더욱 힘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서둔야학 옛 교실동과 터를 새로 단장한 뒤 서둔야학회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운영을 맡길 계획"이라며 "훌륭한 야학 역사교실로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서둔야학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