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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선 성수의료재단 인천백병원 소아청소년센터5 과장
진료실에 앉아 있노라면 굳이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날씨와 미세먼지 정도가 가늠이 되곤 한다. 코를 훌쩍이며 진료실 문을 두드리는 아이들은 날씨와 환경을 그들의 증상으로 이야기 해주기 때문이다.

 혹독한 겨울의 추위와 함께 찾아오는 콧물과 기침은 어린 영·유아는 물론 학령기 아이들과 부모 모두를 괴롭히는 반갑지 않은 겨울철의 단골 불청객이다. 특히 콧물은 대부분의 상기도 감염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임과 동시에 마지막까지 남아 아이들을 괴롭히는 주범이기도 하다.

 콧물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는 아이들은 증상은 같아도 저마다 다른 이유와 원인을 갖고 있다. 똑같이 콧물을 흘려도 치료가 다 같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콧물에 대한 고민은 우리 아이의 콧물이 감기와 같은 감염에 의한 것인지, 아니라면 비염과 같은 비감염적 원인에 기인한 것인지를 나누어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특히 생활환경이 변화되고 대기의 질이 좋지 않은 최근에는 콧물 흘리는 아이들을 모두 단순한 감기 환자로 생각하거나 판단해서는 안 된다. 최근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 전 보다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이 3배 이상 증가되었으며, 대략 4∼5명의 유·소아 중 1명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고, 그 진단 연령 또한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콧물이 나오는 우리 아이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까?

 급작스러운 발열과 기침이 동반된 콧물이라면 대부분 급성 호흡기 감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며, 대개의 경우 3∼7일 이내 증상의 호전을 보이게 되며, 중이염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항생제 복용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감기약을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와 기침이 7일에서 10일 이상 지속되거나 38.5℃ 이상의 발열이 3일 이상 지속되면서 두통이나 코 증상 악화가 동반된다면 급성 부비동염(축농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부비동(여러 부비동이 있지만, 가장 흔하게 침범되는 상악동을 편의상 부비동이라 칭한다)이란 양 코 옆과 치아 사이에 위치해 있는 공기로 채워져 있는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물로, 그 기능은 머리뼈의 무게를 지지하고 점액을 분비하며 사람의 목소리 톤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구조물에 염증이 생기거나 다량의 점액(콧물)이 차오르게 되는 경우를 부비동염이라 정의하며 급성 부비동염의 경우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감기나 부비동염과 달리 연중 잦은 콧물과 재채기, 코 막힘이 있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항히스타민제와 국소 비강 내 스테로이드 및 국소 비충혈제거제 등을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원인이 되는 항원을 찾아 노출을 피하는 회피요법이 동반돼야 한다.

 특히 12주 이상의 콧물, 코 막힘이 동반된 경우라면 알레르기 비염과 동반된 만성 부비동염을 의심해봐야 하며 x-ray 촬영 및 비강 내 내시경 소견을 참고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두가 똑같이 코를 흘리고 진료실 문을 두드리지만, 다 같은 치료로 호전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진단에 기반 한 개인화된 치료를 받아야만 코 증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합병증 발생을 막을 수 있으며 나아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도움말=성수의료재단 인천백병원 소아청소년센터5 박지선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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