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출범 38년 만에 첫 여성 단장이 탄생했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임은주(53·사진) 전 프로축구 FC안양 단장을 새로운 단장 겸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여자 축구 국가대표와 국제심판 출신으로 유명한 임 단장은 모기업 임원 또는 야구인 출신 단장이 대세를 이루던 프로야구에 첫 축구인 출신 단장이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임 단장은 은퇴 후 2013∼2015년 강원FC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2017년부터 FC안양 단장을 맡다 지난해 자진 사퇴했다.

키움 히어로즈 관계자에 따르면 박준상 사장은 야구단 마케팅에 집중하고, 임은주 사장 겸 단장은 야구단 운영 업무에 전념한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과 KBO 사무국의 모임인 실행위원회에도 임 단장이 참석한다.

KBO리그 첫 여성 단장의 탄생은 메이저리그에서 여전히 유효한 ‘유리 천장’(소수 인종과 여성의 진출을 가로막는 사회의 장벽)을 먼저 깼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1903년 현재 양대리그 체제를 확립해 올해까지 116년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 기간 여성이 구단 단장에 오른 적은 없었다.

임 단장이 KBO리그 첫 여성 단장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열었지만, 화제성에 방점이 찍히는 게 사실이다.

임 단장이 축구 선수 출신이고 축구단에서 경영자로 입지를 다졌지만, 야구라는 종목과 야구단은 축구계와 크게 다르다. 특히 선수단 운영 업무를 진두지휘할 예정이기 때문에 생소하면서도 복잡한 야구규약, 야구규칙 등을 얼마나 빨리 습득하느냐에 따라 그의 직무 능력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이저리그 첫 여성 단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대부분 야구단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여러 분야를 거쳤다. 그만큼 야구 이해도가 높고, 구단 운영에도 정통하다.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위직에 있는 여성은 사무국 운영부문 수석 부사장인 중국계 킴 응이다. 킴 응은 2005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단장 면접을 보고 첫 여성 단장에 도전했다.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부단장을 지냈지만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일레인 웨딩턴 스튜어드는 1990년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여성으론 첫 부단장에 올랐다. 양키스도 2001년 진 애프터맨을 여성 부단장으로 임명했다. 킴 응과 애프터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스카우트 코디네이터 헤일리 알바레스 등은 빅리그 첫 여성 단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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