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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어촌공사가 최근 자사의 토지를 매각한 인천 청라국제도시 첨단산업단지(IHP) 2공구 인근 전경. 비위생 매립 폐기물을 굴착하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땅 장사 의혹을 받는 한국농어촌공사<본보 1월 22일자 1면 보도>가 청라국제도시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는 땅을 싸게 넘기고, 민간에는 비싸게 팔았다. 실투자자인 민간에게 골탕을 먹인 채 공기업간 공생관계를 유지한 것이다.

22일 농어촌공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2013년 10월 인천첨단산업단지(IHP) 부지를 LH에 1천90억 원에 넘겼다. 3.3㎡당 38만9천707원 꼴이다. 농어촌공사와 LH는 IHP 터 95만7천㎡ 중 92만3천㎡는 취득원가에 이자, 세금, 관리비 등을 더해 토지원가를 산정했다. 3만4천㎡는 농어촌공사가 추진하는 친환경복합단지에 일부 포함된 LH 토지와 맞바꾸기로 했다. 2017년 농어촌공사가 민간에 판 서구 원창동 408-7 등 6필지는 3.3㎡당 173만1천473원에 팔았다. 이 땅은 모두 동아건설산업㈜가 청라도 매립으로 가진 땅이었다. 정부가 1999년 동아건설이 부도나자, 청라(김포)매립지 1천225만㎡를 6천355억 원에 사들였다. 3.3㎡당 17만2천 원 꼴이다. 농어촌공사는 청라(김포)매립지 중 41만㎡를 친환경복합단지로 개발하고 있다.

이 땅은 3.3㎡당 37만6천 원으로 헐값이었다. 농어촌공사는 LH에는 IHP부지를 3.3㎡당 1만 원 정도 남기고 팔았지만 민간에는 3.3㎡ 약 135만 원씩 이익을 챙겼다. 원창동 등 6필지 전체 면적(2만8천211㎡)으로 따지면 115억8천765만 원을 남긴 셈이다. 농어촌공사 땅 장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분양이 50% 정도 진행된 친환경복합단지는 3.3㎡당 약 150만∼1천200만 원에 팔고 있다. 휴양용지가 150만 원 정도, 상업용지는 1천200만 원 가량이다. 동아건설에서 땅을 사들인 것과 비교하면 휴양용지는 3.3㎡당 112만 원, 상업용지는 3.3㎡당 1천162만 원이 남는다. 친환경복합단지는 화훼산업용지 10만1천462㎡, 휴양용지 12만4천796㎡, 연구개발·첨단산업용지 6만8천301㎡, 상업용지 4만623㎡ 등으로 짜여졌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다 보니, 법령대로 파는 것이고, 정부 부처간 협의 결정에 따라 LH에 그 가격에 판 것"이라며 "(1천억 원 정도 되는) 도로공사를 LH가 하는 것은 사실인데, 그걸 위해 쌍방간 딜이 있었다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IHP가 산단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에 팔아야 한다는 법이 있고, 민간에 비싸게 판 것은 감정평가액에 따라 팔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친환경복합단지는 용적률, 용지 종류 등에 따라서 법과 절차에 맞춰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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