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도입에 반대한 수원 개인택시기사가 분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역 택시기사들의 카풀 운영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2일 수원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수원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 가운데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 처리에 동의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진표·김영진·박광온·백혜련 등 4명의 의원 사무실에 5∼13명의 택시기사들이 방문해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오후 2시께부터 다음 날 오전 12시 10분까지 각 국회의원들의 사무실에 머물렀으며, 21일에는 오전 9시께부터 사무실에 찾아와 철야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단체가 처리를 요구하는 개정안은 ‘카풀’ 이용시간을 오전 7시에서 오전 9시,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제한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카풀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각 지역구 의원들에게 오는 2월 임시국회 내 계류된 해당 법안 처리를 요청하는 동의서를 받고 있으며, 수원지역에서는 현재까지 이찬열 의원의 동의만 받은 상황이다.

다른 의원들은 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의원 보좌관은 "현재 대타협기구가 출범해 전국의 택시조합들과 관계자들이 참여해 논의 중인데, 만약 해당 동의서에 서명하게 되면 협상장에서 논의하는 주제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택시조합은 분신한 수원 개인택시기사 임모(64)씨를 추모하며 카풀 이용시간 제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원개인택시조합은 임 씨와 최모(57)씨를 추모하기 위해 차량에 매달 수 있는 근조 리본 4천 개를 제작해 택시기사들에게 배포했다. 현재 수원지역의 개인택시 3천137대가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차량이 임 씨의 추모에 참여한 셈이다.

또 수원역이나 대형마트 주변, 택시정류장 등에 임 씨와 최 씨의 얼굴이 인쇄된 ‘얼마나 더 죽어나가야 이 정부는 귀를 열 것인가’라는 내용의 현수막 25개를 게시하기도 했다.

지난 10일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운영하고 있는 임 씨의 분향소에도 조합 내 4명의 지부장 중 한 명이 항상 상주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날까지 임 씨의 분향소에는 염태영 수원시장 및 김영진 국회의원(수원 병)이 분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개인택시조합 조용범 총무지부장은 "카풀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불법으로 행해지는 카풀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의원들이 당내 의견을 조율해 동의 여부를 알려준다고 했지만 결국 알려주지 않았다. 적어도 24일까지는 사무실에서 계속 기다리며 의원들을 기다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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