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나 캄보디아에서는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듯 인사를 주고받는다.

 미국은 악수를 하고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는 가볍게 포옹하면서 양쪽 볼에 가볍게 뽀뽀를 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서로 마주보고 어깨를 주무르고 마오리족은 손을 잡고 서로 마주보며 코를 두 번 부딪히는 것이 인사다.

 티베트는 자신의 귀를 잡아당기며 상대방에게 혀를 길게 내미는 것이 친근감의 표현이고, 아프리카 케냐의 키쿠유족은 상대에게 좋은 일이 생기기를 기원하며 침을 뱉는다.

 때로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문화권에 따라 자연스러운 일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용납되지 않는 행동은 분명히 존재한다.

 얼마 전 공무원들과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 논란을 빚은 이재현 서구청장의 행태가 그것이다.

 이재현 청장의 부적절한 신체접촉 첫 보도 이후 논란을 더욱 크게 만든 이 청장의 입장문을 보면 "노래방에서는 취임부터 6개월간 고생했다며 남녀 모든 직원들에게 허그를 했고, 허그 과정에서 특히 고생이 많았던 남녀 몇몇 직원들 볼에 고마움을 표현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요약하자면 ‘고마운 마음에 노래방에서 껴안고 볼에 뽀뽀를 했다’ 정도 되겠다.

 우리와 문화가 다른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공무원 조직에서는 이 같은 행태가 문화적 예의로 받아들여질까?

 서구청의 한 고위 공무원은 취재 과정에서 이 청장이 예전 아프리카에 다녀온 적이 있어 의사 표현이 자유로웠다는 뉘앙스로 그의 행동을 두둔했다.

 이 청장은 지난 2000년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그의 격려가 아프리카식 표현이란 말인가.

 이재현 서구청장이 스스로 진실을 밝히고 서구 주민들과 인천시민들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는 것만이 논란을 정직하게 돌파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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