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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

1. 17일 오전 서울시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7년의 세 배가량 됐다. 이에 대해 중국의 생태환경부 류유빈 대변인은 "서울에 있는 미세먼지는 서울에서 나온 것"이라며 중국의 영향이 아니라고 해서 논란이 일었다.

 물론 서울의 대기 질이 나빠지는 것이 전적으로 중국 탓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이나 지난 5일 수도권 미세먼지는 중국의 대기 오염물질이 북서풍 기류를 타고 유입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당시 영향이 약 33% 정도라고 한다. 여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미세먼지가 대부분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 관련된 물질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으로 다양하다. 따라서 이산화질소(NO2) 농도 하나만으로 농도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 측의 발언이 옳다 그르다 하는 감정적 논란을 하기보다 양쪽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가·도시 간 협력 체계를 만들어 접근해야 한다는 것과 국내에서도 자동차·난방 등 국내 발생원에 대한 감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웃 간의 다툼이 아니라 협력과 공동 연구를 해서 실질적으로 동북아의 대기 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해야 할 테고 섣부르게 대처할 일이 아니다.

 2. 일본 해상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과 한국 구축함의 추적레이더(STIR) 조준 여부를 둘러싼 한일 실무협의가 삐걱대면서 한국은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는 일본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일본은 초계기가 위협 비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사안이 일본의 안보에 심대한 사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침소봉대하는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일본의 태도가 아베 정권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일본 우익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한 정략적 의도라고 주장하면서 심지어 18년 전 당시 고이즈미 정권이 ‘북한 공작선 추정 괴선박 사건’을 빌미로 20년 이상 끌어온 유사법제 입법화를 성공시킨 사례까지 들먹이며 이참에 군사 대국화와 우경화의 기회를 만들겠다는 일관된 목표에서 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물론 아베 정권의 의도는 뻔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들은 마치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주는’ 소재로 남한이나 북한, 또는 중국의 문제를 곧잘 이용해왔다.

 이번 초계기 사건만 해도 타국의 군용 항공기가 군함에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군사적 위협이며 그렇기 때문에 적정 접근 거리에 대한 국제적 기준 자체가 없다고 한다. 거기에 일본이 주장하는 초계기가 수집한 레이더 정보와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 주파수 정보 자체를 교환하자는 건 도무지 성립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은 불확실한 정보를 내놓으면서 우리에게는 모든 정보를 내놓으라고 하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본을 매도하는 것으로 실무협의를 내팽개칠 수는 없는 일이다.

 동북아 3국, 한·중·일은 근현대사에서 억압과 갈등을 점철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더구나 한 국가의 장래를 좌우하는 외교·안보 관련 사안에서 겉으로 볼 때는 나름 현명한 결과로 타협한 경우가 많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감정적 대응이나 자국만의 이익을 위해 지나치게 완고하게 계산적인 측면이 많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국교 단절이라도 불사할 듯한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미세먼지를 둘러싼 양국의 관련자나 보도 내용에서의 논란, 일개 초계기와 군함 하나의 레이더 공방은 그리 대단한 문제가 아니다. 미세먼지의 경우 일부러 한국의 수도권을 향해 살포할 것도 아니려니와 중국 당국도 대기질 때문에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접근할 때 조난 선박을 구조하고 있었기에 전투 배치 상황도 아니었고, 설령 추적레이더의 위협을 인지했더라도 일본 초계기를 위협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왜 이런 일로 전혀 의미 없는 갈등을 조장하고 공박하려 하는가?

 이제 동북아시아의 신(新)삼국지 전략은 어떤 사안이든 감정적인 대응과 공격적 성향보다는 보다 이성적이고 서로 윈윈하는 실리적 접근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은 진정 자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공통적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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