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정기 대의원대회를 끝으로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 했던 인천항과 작별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조합 정책방향 역시 새로 선출된 집행부가 발표해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동안 조합원의 근로조건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조합을 떠날 때 뒷모습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헌신할 계획입니다." 2007년 피선 후 4번(12년)을 연임한 이해우 인천항운노동조합 위원장의 심경이다.

다음은 이해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인천항 관련 주요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며, 그 사안에 대한 입장은.

▶크게 보면 내항 재개발과 중고차 물류 클러스터 조성이다. 조합은 내항 재개발 문제가 대두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친수공간과 항만기능의 공존을 요구했다. 1·8부두는 어쩔 수 없이 개방됐지만 나머지 부두는 아직 무역항으로서 충분히 제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 공존해야 한다는 입장은 지금도 변함없다. 해양수산부 역시 인천항이 무역항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고 있다면 나머지 부두에 대한 재개발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인천내항 선포식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은.

▶인천시에서 어떤 의도로 이 문제를 접근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다분히 정치적인 논리로 표를 의식한 것이 아니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현재도 인천항은 무역항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향후 남북 교역이 활성화될 경우 오히려 항만기능이 강화될 수 있음에도 이를 외면했다고 본다.

특히 선포식 과정에서 항만의 실질적인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인천항 노사를 비롯한 여러 이해관계자의 참석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이에 조합은 그간의 약속을 깨고 인천시에서 일방적으로 내항 재개발을 추진할 경우 항만종사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할 예정이다.

-중고차 물류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한 조합 입장은.

▶중고차 물류 클러스터 조성이 무산될 경우 인근 경쟁 항만으로 인천항 물량 25만 대가 모두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부는 군산에 물류 클러스터 조성을 약속했다. 한국지엠 부지를 갖고 있으면서 정부 투자까지 약속받은 군산은 인천 물량을 가장 많이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현대·기아차 수출기지가 있는 평택이다. 평택항은 지자체의 투자와 지역주민의 관심이 맞물려 지속적으로 인천항의 물량을 가져갔다. 중고차 역시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인천항 중고차 수출물량은 전체 취급 화물의 15%에 달하는 주요 품목이다. 따라서 운영사와 항만종사자는 물론 인천항 전체의 생존권을 위해서라도 물류 클러스터 조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인천항은 인천시민의 자산이고, 소중히 가꿔야 할 유산이라 생각한다. 재개발을 요구하는 일각의 목소리가 마치 인천시민 전체의 마음이라 생각하지 말고 항만 발전을 위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오는 5월 대의원대회를 통해 위원장직이 끝날 때까지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남은 시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배종진 기자 jongj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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