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전문직위 지정 및 전문관(전문보직)을 2020년까지 300명으로 늘릴 계획을 세워 놓고도 전문보직의 직급을 낮추고 빈자리도 채우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시 내부에서 개방형을 더 뽑기 위한 방편이라는 등 뒷말이 나온다.

 23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공감인사협의회는 전문보직 지정 때 5급을 배제하고 6급 이하 실무자 위주로 지정하자고 결정했다.

 이 때문에 지난 10∼11일 전문보직 지원을 받았지만 5급 공무원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2016년 시는 행정안전부 지침(3∼7급 전문보직 선발)으로 5∼7급 공무원(필수보직기간 4년) 30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2017년 50명, 지난해 100∼150명, 올해 150∼200명, 내년 200∼300명이 목표다.

 지난해 말 기준 전문보직은 버스준공영제와 개항창조도시 분야 등 49개다. 시 목표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이 중 공석은 16개다. 실제 전문보직이 운영 중인 자리는 33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이번 전문보직 지정을 준비한 5급 공무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공무원은 "충분히 전문성이 있는 분야로 전문보직 지정이 필요한 자리지만 애초에 공감인사협의회에서 싹을 잘랐다"며 "5급을 배제하니까 ‘개방형 자리를 늘리려고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법적 조직도 아닌 공감인사협의회가 기존 계획과 어긋난 결정을 한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B공무원은 "전문보직은 전문성이 필요한 직위에 지정하는 것이지 개인을 지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필요성이나 전문보직 효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간부들이 아닌 실무자에게 전문보직으로서 기회를 주자고 급수를 조정한 것으로, 개방형을 더 뽑으려는 게 아니다"라며 "공석이 많은 것은 전문보직 지정 후 인사이동이 있어서 그렇고, 직원들이 그 자리에 지원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년 이상 전문보직 근무자는 승진예정인원 2배수 범위 내 우선 승진할 수 있다. 또 성과상여금 지급 시 최소 A등급을 받는다. 해당 직급 경력에 대해 1년을 초과하는 1개월마다 0.02점을 받는다. 전문보직은 1년 미만 7만 원, 2년 미만 9만 원, 3년 미만 12만 원, 4년 미만 25만 원, 4년 이상 40만 원의 수당을 받는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