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일본의 아시안컵 8강전이 베트남은 물론 우리나라 언론에서 집중 조명되는 가운데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원더풀 원희룡’을 통해서 이색 응원전을 펼쳐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원 지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2차 중앙통합방위협의회의에 참석한 뒤 제주공항 에 내리자마자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원 지사는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 코리아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며 “일본이 J리그나 여러 가지 좋은 여건에서 축구를 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멋진 변화의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다”고 응원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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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그러면서 “베트남 파이팅, 박항서 감독 파이팅”이라고 포즈를 취하며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특히 원 지사는 한 손에 가방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축구공을 발끝에 올려 손으로 잡는 깜짝 세레머니까지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아시안컵 베트남과 일본의 대결은 제2의 한일전으로 비화되는 중이다. 최근 일본의 초계기 도발과 맞물려 국내 축구팬들의 베트남 응원 열풍도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은 23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 전쟁이란 단어까지 쓰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박 감독은 지난해 8월 19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D조 3차전 당시 기자회견에서도 일본을 자극한 바 있다.

박 감독은 8.15 광복절 이후 4일 뒤 열리는 경기임을 의식 “광복절이 어떤 날인지 잘 알고 있고 광복절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일본전은 의미가 크다”며 “베트남에서 일하고 있지만 조국은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도쿄스포츠는 당시 박 감독의 발언을 떠올리며 “일본을 도발했다”고 규정했다. 이어 “많은 한국인이 베트남을 응원하고 있어 일본과 베트남의 경기는 또 다른 한일전”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언론도 박 감독이 일본전에 대한 각별함을 조명하며 한일전의 역사를 거론하기도 했다. 일명 ‘베트남의 메시’로 불리는 스트라이커 응우옌꽁프엉은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의 불타는 승부욕을 한껏 투영 “현재 나와 우리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전략적으로 일본을 패배시키기 위한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국내 네티즌들 역시 베트남과 일본의 대결을 제2의 한일전으로 보고 예리한 분석까지 곁들이고 있다. 베트남이 이번 대회 참가국 중 가장 작은 평균 175㎝의 신장이지만 일본도 평균 179㎝의 신장이기 때문에 공중전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베트남은 그간 피지컬 측면에서 열세를 보여 세트 피스와 공중전이 취약하다는 지적이었다.

피지컬 열세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면 베트남의 장기인 빠른 스피드와 공간 침투를 극대화시킨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계산이다.

아시안컵을 중계하고 있는 JTBC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베트남과 일본전에 관심이 크게 쏠리면서 JTBC 스포츠 중계사상 최고 시청률 경신까지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지난 22일 열린 한국과 바레인의 아시안컵 16강전은 시청률 최고 23.9%로 동시간대 1위이자 JTBC 스포츠 중계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베트남과 일본의 8강전은 한국시각 24일 밤 10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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